부산 동구 신천지 안드레 연수원 (사진=송호재 기자)
기업 연수원으로 준공 허가를 받은 부산의 한 건물이 신천지 소유 종교 건물로 이용돼 각종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관할 구청은 주민들의 문제 제기에도 신천지 측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여 별다른 조처를 내리지 않아 논란을 키우고 있다.
부산 동구 범일동의 한 7층짜리 신축 건물.
신천지 예수교 안드레 연수원이라는 건물 이름이 적힌 현관으로 남녀노소가 쉴 새 없이 드나들고 있다.
이곳은 이름 그대로 신천지가 소유한 건물로 관할 구청에는 지난해 교육·연구시설로 준공 허가를 받았다.
서류상, 이 건물은 전체 1만7천㎡ 가운데 300여㎡만 종교 집회장으로 쓰는 것으로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지역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해당 건물이 사실상 모두 종교 시설로 쓰이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연수원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3층부터 7층까지 대부분이 부서별 예배 장소로 쓰인다는 주장이다.
게다가 애초 이곳은 신천지가 아닌 한 기업이 연수원으로 쓰겠다며 만든 뒤 준공 허가를 받은 건물이다.
기독교계는 신천지가 준공 이후 소유권을 넘겨받아 종교 시설로 활용하는 '꼼수'를 쓴 흔적이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지역에서는 각종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동구청에 따르면 지난해 해당 건물 명의가 신천지로 바뀐 사실이 알려진 이후 신천지 종교 활동에 대한 불안을 호소하는 민원이 잇따랐다.
또 인근 한 학교에서는 신천지가 학교 주변에서 포교활동을 하고 있다며 이를 막아 달라는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고 구청은 전했다.
특히 최근에는 자신의 가족이 신천지 피해를 보고 있다며 허가를 취소해달라는 내용의 민원까지 구청에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각종 민원에도 불구하고 동구청은 이렇다 할 조처를 하지 않았다.
성경 공부 등 교육 활동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시설 목적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신천지 측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다.
부산 동구청 관계자는 "민원이 끊이지 않아 최근까지 여러 차례 현장을 확인하고 해당 건물 측 입장도 들었다"라며 "교육 시설을 갖추고 각종 문화 행사도 진행할 수 있는 공간이라 법적으로 문제가 될 만한 근거는 찾지 못했다"라고 설명했다.
지역 기독교계에서는 해당 건물에서 목적과 다른 신천지 종교 활동이 벌어지는 만큼, 관계 기관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성시화운동본부 권남궤 실장은 "연수원이라는 이름을 내걸었지만 사실상 건물 전체가 종교 건물로 쓰이고 대형 예배까지 열리고 있다"라며 "행정 기관이 보다 적극적으로 단속 등에 나서 더 큰 피해가 없도록 조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기독교계에서 이단으로 지목한 신천지가 도심 한복판에서 눈 가리고 아웅 식 활동을 하는 데 대한 지역민의 불안과 불만은 더욱 확산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