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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리뷰] 목선 잡고 미사일 놓친 軍…'무기의 그늘' 2題



통일/북한

    [한반도 리뷰] 목선 잡고 미사일 놓친 軍…'무기의 그늘' 2題

    ■ 방송 : CBS 라디오 <김덕기의 아침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김덕기 앵커
    ■ 대담 : 홍제표 기자

    사진=합동참모본부 제공

     

    ◆ 김덕기 > 한반도와 동북아 국제정세를 살펴보는 <한반도 리뷰=""> 시간입니다. 홍제표 기자, 오늘은 어떤 주제를 갖고 나왔나요?

    ◇ 홍제표 > 지난달 삼척항 북한 목선 사건 때문에 군 당국이 고생을 했는데 며칠 전에는 제대로 잡아냈습니다. 그런데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 때문에 다소 빛이 바랬습니다. 탄도 추적을 못했고 급기야 우리 방공망이 뚫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습니다.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친 셈입니다. 오늘은 우리 국방 전선에 드리워진 ‘무기의 그늘’의 두 가지 측면을 살펴볼까 합니다. 먼저, 한정된 국방 자원으로 목선을 포함한 모든 경계태세를 갖추는 게 타당한 것인지, 그리고 남북이 이처럼 장군멍군식 군비경쟁을 계속해도 되는 것인지에 대해서입니다.

    ◆ 김덕기 > 우선, 북한 목선 말이죠. 이번에는 용케 잘 잡아냈는데 저번에는 왜 그렇게 뚫렸을까요?

    ◇ 홍제표 > 해군의 설명을 들어보면, 이번 목선은 해안에서 약 18km의 가까운 거리에서 남하했고 지난해 삼척항 목선은 그보다 훨씬 먼 바다에서 표류하다 떠밀려온 차이가 있습니다.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무모할 정도로 위험한 어로 작업에 나서는 북한 어선이 많다는 것입니다. 레이더나 GPS도 없이 나침반 하나 들고 200km 가까이 나갔다가 까딱하면 기상 악화로 표류하는 식입니다. 특히 올해는 오징어 어장이 NLL 바로 위에 형성됐다고 합니다. 최근 한달 보름여 동안에만 동해에서 NLL을 넘었다 퇴거 조치된 북한 어선이 380여척에 달합니다. 또, 이들 어선은 작은 목선으로 레이더에 잘 잡히지 않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한계가 있습니다.

    ◆ 김덕기 > 하지만 어쨌거나 경계 실패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것 아닌가요?

    ◇ 홍제표 > 군 당국도 그 점에선 이견이 없습니다. 다만 ‘선택과 집중’의 문제는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작지만 강한 군대’를 표방하는 마당에 한정된 역량으로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는 것이죠. 이번과 비슷한 사안이 2014년 경기도 파주 등에서 추락한 채 발견된 북한 무인기입니다. 장난감 수준의 조잡한 무인기였지만 군은 이를 포착하기 위한 방공레이더 구축에 많은 예산을 배정했습니다. 문제는 이처럼 군사 가치가 낮은 잠재 위협에 일일이 대응하다 진짜 위협에는 소홀히 할 가능성입니다. 당연히 장병들의 피로도도 높아질 수밖에 없겠죠. 한 관계자는 ‘소 잡는 칼로 닭 잡는 격’이란 비유를 들더군요.

    사진=연합뉴스 제공

     

    ◆ 김덕기 >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이 그 예라고 할 수 있겠네요.

    ◇ 홍제표 > 그렇습니다.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친 것이죠. 우리 군 자체 자산으로는 궤도 추적에 실패했습니다. 레이더 음영지역인 북동쪽으로 발사됐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탄도가 낮고 불규칙한 궤도를 그리는 신형 미사일이란 이유가 컸습니다. 평범한 직구가 아닌 변화구였던 셈입니다.

    ◆ 김덕기 > 때문에 우리 방공 미사일 체계가 무력화됐다는 지적도 있는데 맞는 얘기인가요?

    ◇ 홍제표 > 패트리어트 미사일은 물론 사드(THAAD)로도 요격할 수 없기 때문에 전쟁 양상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라는 평가가 있긴 합니다. 하지만 다소 과장된 분석이란 지적도 있습니다. 김동엽 경남대 교수는 “이스칸데르로 통칭되는 기술이 러시아와 북한만 갖고 있는 게 아니고, 크게 의미 부여할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일각에선 우리의 현무2 미사일도 비슷한 탄도 궤적을 그리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일단 국방부는 방공망 무력화 가능성을 부인했습니다. 최현수 대변인의 말을 들어보시죠.

    “이미 저희가 이 사안에 대해서는 저희가 '능력을 가지고 있다.'라고 말씀을 드렸고요.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김덕기 > 하지만 어찌됐든 신형 무기가 등장했으니 대비는 필요한 것 아닌가요?

    ◇ 홍제표 > 물론 그렇습니다. 다만 한반도 평화체제를 추구하는 현 시점에서 군비 증강 자체에 대한 근본적 성찰이 필요할 듯합니다. 목선과 장난감 무인기 같은 북한의 모든 잠재 위협에 대비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이는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무한 군비경쟁이 상호 불신과 긴장 격화의 악순환을 부른다는 것입니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의 말을 들어보시죠.

    “남북간 군사문제 해결과 한반도 비핵화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과도하게 사용해온 국방비를 동결하는 문제를 진지하게 검토해야 할 상황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북한으로선 군부대까지 경제 건설에 투입하고 있는 마당에 남측의 군사력 증강이 결코 달가울 리 없습니다. 내년 국방예산은 8% 늘어난 50조 4300여억원으로 북한 국내총생산(GDP)의 1.5배에 달합니다. 문재인 정부가 말로만 평화, 군축을 얘기하지 실제로는 보수정권보다 더 하다는 ‘오해’를 해도 할 말이 없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박근혜, 이명박 정부 때 국방비 증가율은 각각 연평균 4.2%와 6.1%였던 반면 현 정부는 7~8%에 이르고 있고 노무현 정부 때는 8.3%에 달했습니다.

    ◆ 김덕기 > 하지만 일본 등의 잠재위협에 대비하기 위해선 국방비 증액이 필요한 게 사실이잖아요?

    ◇ 홍제표 > 그 점이 쉽지 않는 일입니다. 이미 F-35 스텔스 전투기를 들여오고 있고, 소형 항모와 핵추진잠수함 도입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을 겨냥한 게 아니라고 아무리 얘기해도 북한이 수용하긴 어렵습니다. 정욱식 대표의 표현에 따르면 “핵무력은 남한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북한 주장만큼이나 공허”한 것입니다. 또 다른 문제는 우리의 군사력 증강이 일본에 군사대국화 명분을 줄 가능성입니다. 우리가 GDP의 2% 중반대를 쏟아 부어도 일본 국방비의 90% 수준에도 못 미치는데, 만약 일본이 'GDP 1% 이하' 관행을 깬다면 우리로선 감당하기 힘들게 됩니다. 한중일 3국 가운데 가장 약한 나라가 자칫 군비경쟁에 불을 지를 수 있는 형국입니다. 국가 대전략 차원에서 근본적 검토가 필요한 단계에 다다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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