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시내티의 야시엘 푸이그 (사진=연합뉴스 제공)
지난해까지 류현진과 LA 다저스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야시엘 푸이그가 신시내티 레즈에서 출전한 마지막 경기에서 남긴 기록은 퇴장이 됐다.
31일(한국시간) 미국 신시내티 그레이트아메리칸볼파크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신시내티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경기에서 난투극이 벌어지는 등 무려 8명이 퇴장 조치되는 보기 드문 상황이 연출됐다.
신시내티의 패색이 짙었던 8회말 푸이그의 타석 때 데이비드 벨 신시내티 감독이 심판 판정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퇴장당했다. 첫 번째 퇴장.
9회초에는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신시내티 투수 재러드 휴즈가 피츠버그 스털링 마르테에게 몸 맞는 공을 던졌다. 위협구로 판단한 심판은 휴즈를 퇴장시켰다. 두 번째 퇴장.
그러자 신시내티의 프레디 베나디네스 벤치코치가 강하게 불만을 나타냈다. 그도 퇴장당했다. 세 번째 퇴장.
이후 아미르 가렛이 마운드에 올랐다. 그는 아웃카운트를 2개를 잡았지만 그 전에 투런홈런을 허용했다. 2사 후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오자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이유는 상대팀 덕아웃에 있었다. 피츠버그 선수들의 야유 소리를 들은 가렛은 그대로 피츠버그 덕아웃을 향해 내달렸다.
벤치 클리어링은 보통 위협구를 둘러싼 투수와 타자의 갈등에서 시작된다. 투수가 상대팀 덕아웃으로 돌진하는 장면은 좀처럼 보기 힘들다. 양팀은 난투극을 피할 수 없었다.
한참 뒤 그라운드가 정리됐다. 심판은 신시내티의 가렛과 푸이그, 피츠버그의 크리스 아처와 카일 크릭, 프란시스코 서벨리 등 난투극에 연루된 선수 5명을 퇴장시켰다. 이로써 퇴장으로 그라운드를 떠난 사람이 총 8명으로 늘어났다.
사건의 발단은 신시내티의 7회말 공격 때 벌어졌다. 피츠버그 투수 키오니 켈라가 신시내티 타자 데릭 디트리치의 머리로 향하는 위험한 공을 던졌다. 이 장면 때문에 양팀 선수들의 감정이 크게 상했다.
9회초 빈볼 시비로 퇴장당한 신시내티 투수 휴즈는 경기 후 미국 현지 언론을 통해 "손에서 공이 미끄러진 것일 뿐이다"라며 위협구를 던진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양팀의 충돌은 피할 수 없었다.
경기는 피츠버그의 11대4 승리로 끝났다. 강정호가 결장한 가운데 피츠버그는 9연패 늪에서 벗어났다. 경기 막판 벌어진 양팀 선수들의 주먹다짐은 타격전 이상으로 훨씬 더 치열했다.
난투극에 적극 가담한 푸이그에게는 이날 경기가 신시내티에서의 마지막 경기였다.
그는 앞으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유니폼을 입는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포함된 삼각 트레이드에 포함됐다.
클리블랜드는 정상급 투수 트레버 바우어를 신시내티로 보내는 조건으로 푸이그와 샌디에이고의 프랜밀 레예스와 로건 앨런을 받는다. 샌디에이고는 클리블랜드의 유망주 타일러 트래멀을 영입한다.
이번 트레이드의 핵심은 바우어와 푸이그다. 그런데 푸이그와 마찬가지로 바우어 역시 클리블랜드에서의 마지막은 좋지 않았다.
바우어는 지난 29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4⅓이닝 9피안타 8실점(7자책점)으로 부진했다. 클리블랜드 타자들은 5회까지 5점을 뽑았지만 바우어는 5회말에만 5실점하는 등 역전을 허용하며 흔들렸다.
테리 프랑코나 클리블랜드 감독이 투수 교체를 위해 마운드를 향하자 바우어는 화를 참지 못했다. 갑자기 공을 중견수 방면 외야로 멀리 던지는 돌발 행동을 했다. 바어우의 동작에 수비수와 2루 주자가 움찔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프랑코나 감독은 손가락으로 덕아웃을 가리키며 바우어에게 당장 내려가라고 지시했다.
바우어는 경기 후 "부적절하고 유치한, 프로답지 못한 행동이었다. 나 스스로에게 화가 났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는 그가 클리블랜드 유니폼을 입고 공식적으로 실시한 마지막 인터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