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류현진 (사진=연합뉴스 제공)
'홈런 군단' 뉴욕 양키스가 장악한 다저스타디움은 마치 쿠어스필드처럼 보였다.
류현진(32·LA 다저스)이 또 한번 악몽을 경험했다. 만루포를 포함해 홈런 3방을 허용하고 무너졌다. 화려했던 1점대 평균자책점의 아성에 금이 갔다.
류현진은 24일(한국시간) 미국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와의 홈경기에서 4⅓이닝동안 9피안타(3홈런) 1볼넷 7실점 7탈삼진을 기록했다.
이로써 류현진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1.64에서 2.00으로 크게 치솟았다. 여전히 메이저리그 1위 기록이지만 1점대 평균자책점의 아성은 무너졌다.
다저스가 양키스에 2대10로 패하면서 류현진은 시즌 4패(12승)를 당했다. 류현진이 2경기 연속 패전투수가 된 것은 올시즌 처음이다.
이날 경기는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 승률 1위팀의 주말 3연전 첫날 경기로 미리 보는 월드시리즈라 불릴만큼 관심도가 높았다.
류현진은 선수들을 위한 이벤트 기간에 맞춰 한화 이글스 시절 이후 7년만에 처음으로 유니폼 뒷면에 한글로 '류현진'을 새기고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최다인 평균 1.8개의 홈런을 기록 중인 양키스의 화력을 극복하지 못했다.
류현진이 부상이 아닌 이유로 인해 5회를 채우지 못하고 강판된 것은 지난 6월29일 콜로라도 로키스를 상대한 쿠어스필드 원정(4이닝 7실점) 이후 처음이자 올시즌 두번째다.
한 경기에서 3개의 홈런을 맞은 것도 쿠어스필드 이후 처음이다.
연속타자 솔로홈런을 맞고 패전투수가 됐던 지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을 포함하면 2경기 연속 멀티홈런을 허용한 것이다.
류현진은 3회초 애런 저지와 개리 산체스에게 각각 솔로포를 맞았고 5회초에는 디디 그레고리우스에게 만루포를 내줬다. 홈런으로만 6실점을 했다.
류현진이 마운드를 내려온 상황에서 불펜투수가 승계주자 실점을 허용하면서 류현진의 자책점은 7점으로 늘어났다. 올시즌 개인 최다실점 타이기록이다.
류현진은 1회초 선두타자 DJ 르메이휴에게 좌전안타를 맞았지만 애런 저지와 글레이버 토레스를 연속 삼진으로, 4번타자 개리 산체스를 2루 뜬공으로 잡아내고 산뜻하게 출발했다.
2회초에는 선두타자 그레고리우스가 2루 실책으로 출루하면서 위기가 시작됐다. 지오바니 어셀라의 2루타가 터지면서 무사 2,3루 위기에 몰렸다.
류현진은 브렛 가드너를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한 뒤 카메론 메이빈과 투수 제임스 팩스턴을 연속 삼진 처리하고 불을 껐다. 팬들은 류현진에게 기립박수를 건넸다.
하지만 양키스의 대포는 강력했다. 애런 저지는 3회초 1사에서 류현진의 다소 밋밋했던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선제 솔로포를 때렸다. 2사에서는 산체스가 류현진의 커터를 공략해 우월 솔로홈런으로 연결했다.
다저스는 3회말 A.J 폴락의 적시타로 1점을 만회했다. 류현진은 4회초 2사 후 메이빈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투수 팩스턴을 삼진 처리하고 또 한번 득점권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5회말 고비를 넘기지는 못했다.
류현진은 르메이휴와 저지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다. 계속된 1사 2,3루에서 다저스는 산체스 타석 때 고의볼넷을 지시했다. 이어 만루에 강한 그레고리우스가 한가운데로 몰린 초구 패스트볼을 때려 담장을 넘겼다.
류현진은 흔들렸다. 다음 타자 어셀라에게 2루타를 맞았다. 그러자 다저스는 투수를 애덤 콜라렉으로 바꿨다. 류현진이 마운드를 내려온 가운데 콜라렉이 첫 타자 가드너에게 적시 2루타를 맞으면서 류현진의 실점이 7점으로 불어났다.
결국 양키스는 미리 보는 월드시리즈의 서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그레고리우스는 9회 쐐기 솔로포를 때리는 등 2홈런 5타점 원맨쇼를 펼쳤다. 양키스의 좌완 파이어볼러 제임스 팩스턴은 6⅔이닝 5피안타 2실점 11탈삼진으로 시즌 10승(6패) 고지를 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