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의 에이스 양현종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에이스라는 수식어는 아무 투수에게나 붙지 않는다. 꾸준히 잘 던지는 투수 그리고 무너지는 시기가 있더라도 언젠가 자기 몫을 해낼 것이라는 주위의 믿음을 얻을 수 있는 투수가 바로 에이스다.
KIA의 간판 선발투수 양현종은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리그 첫 6경기까지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승리없이 5패를 당했고 평균자책점(ERA)은 8.01로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중 가장 안 좋은 '꼴찌'였다.
지난 5시즌동안 무려 933⅔이닝을 소화한 영향 때문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만 했다.
4월이 지나 양현종은 완전히 달라졌다. 제구력이 나아지면서 실투가 크게 줄었고 모두가 알던 양현종으로 돌아왔다. 양현종은 5월에 4승2패 ERA 1.10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양현종은 6월(4승 ERA 1.69)과 7월(3승1패 ERA 1.38) 그리고 8월(3승무패 ERA 0.51)까지 압도적인 호투를 이어갔다.
기세는 마지막 9월까지 이어졌다. 양현종은 17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시즌 마지막 등판에 나서 5이닝동안 볼넷없이 3피안타(1홈런) 3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양현종의 9월 성적은 2승무패에 ERA 1.35. 5월부터 9월까지 기복없이 매월 2점대 미만의 ERA를 기록하는 믿기 힘든 수준의 활약을 펼쳤다.
양현종은 16승8패 ERA 2.29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쳤다. 5월부터 승수를 쌓기 시작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16승은 놀라운 기록이다.
또 양현종은 총 184⅔이닝을 소화해 올해도 '이닝이터'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한 KIA는 이날 NC전을 양현종의 시즌 마지막 등판으로 못박았다. 5이닝을 소화하면서 KBO 리그 왼손투수로는 최초로 5년 연속 180이닝 투구도 달성했기에 더 이상 무리시킬 이유가 없었다.
양현종은 이날 65개의 공만 던지고 내려왔다.
양현종은 1회초 2사 후 박민우에게 안타를 허용한 뒤 양의지에게 좌월 투런홈런을 맞았다.
이처럼 출발은 좋지 않았다. 1회가 마치 양현종의 2019시즌 초반 같았다면 2회부터는 양현종이 리그를 지배한 5월 이후 같았다.
양현종은 5회 2사까지 12명의 타자를 연속 아웃 처리했다. 2사 후 안타와 실책으로 1,2루 득점권 위기에 몰렸지만 김태진을 외야플라이로 잡아내고 자신에게 주어진 올시즌 마지막 임무를 무사히 마무리했다.
양현종의 시즌 ERA 2.29는 현재 리그 전체 1위 기록이다.
시즌 내내 ERA 1위를 지켰던 두산의 조쉬 린드블럼이 지난 16일 키움전에서 7⅓이닝 6실점으로 무너지면서 기록이 2.15에서 2.36으로 하락했다. 양현종이 극적으로 순위 역전을 해냈다.
두 선수의 차이는 크지 않다. 린드블럼은 앞으로 최대 2회 등판이 가능해 얼마든지 ERA 부문 1위 탈환이 가능하다.
시즌 첫 6경기까지 ERA 8.01을 기록했던 양현종에게 최종 1위가 돌아간다면 이는 '역대급' 뒤집기로 역사에 남을 것이다.
만약 ERA 타이틀을 차지하지 못하더라도 양현종에게 2019시즌은 충분히 의미있는 시즌이다.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는 못했지만 양현종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 에이스의 무게감은 더욱 커졌다.
양현종은 2대2로 맞선 가운데 마운드를 내려가 승패를 기록하지 않았다. KIA는 7회말 무사 1,3루에서 나온 터커의 2루 땅볼 때 결승점을 뽑고 3대2로 이겼다.
한편, 한화의 외국인투수 채드 벨은 키움과의 홈경기에서 1대0 승리를 이끌었다. 8이닝 2피안타 11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친 벨은 시즌 10승을 채워 이미 11승을 올린 서폴드와 함께 구단 역사상 최초로 외국인투수 동반 10승 달성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