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 경남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열린 헬레나 8주기 추모제. (사진=이형탁 기자)
경남 창원 상남동에서 성매매를 하던 20대 헬레나씨가 성구매 남성에게 피살된 지 8년이 지났다.
지난 29일 오후 5시, 2011년 창원에서 숨진 헬레나씨를 위한 추모제가 상남분수광장에서 진행되는 동안 주변에서는 남성들을 대상으로 한 자극적인 전단지가 붙여지거나 뿌려지고 있었다.
29일 창원 상남동 건물 내. (사진=이형탁 기자)
어둠이 내리기 전에 이미 건물 화장실에는 곳곳에 '노래방도우미가 대기하고 있다'는 연락처가 나붙어 있었다.
한국인은 물론 다양한 국적의 여성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전단지도 있다.
성매매를 알리는 듯한 퇴폐마사지 전단지도 붙어 있었다.
29일 창원 상남동 한 건물. (사진=이형탁 기자)
창원 상남동은 성매매가 쉽게 이뤄지도록 마사지와 노래방, 모텔까지 다닥다닥 붙어있다.
추모제가 끝난 이날 밤이 되자 알큰하게 달아오른 남성들에게 한 사람이 다가왔다.
'삐끼'라 불리는 성매매알선자는 "삼촌, 노래방 어떠냐"며 "아가씨는 O만원, 미씨는 O만원"이라고 했다.
이들이 노래방에 가면 도우미들과 1~2시간 놀고난 뒤 이른바 '2차'로 모텔을 가게 된다고 삐끼는 말했다.
당시 27살이던 헬레나씨는 이같은 '2차'를 갔다가 숨졌다.
삐끼는 남성의 반응이 탐탁지 않자 '마사지'를 또다른 대안으로 내놓는다.
그는 "1시간에 한국 OO만원, 태국 OO만원, 러시아는 OO만원"이라며 "마사지, 연애 모두 다 된다"고 했다.
여기서 말하는 '연애'가 성매매다.
그래도 남성들이 뜸들이자 길을 막아서고 팔을 붙잡으며 '노래방'에 들어가자고 재촉했다.
29일 창원 상남동. (사진=이형탁 기자)
다음날인 30일 새벽 5시.
삐끼들은 전날 헬레나 추모제가 열린 분수광장 근처에서 남성들을 상대로 여전히 성매매를 알선하고 있었다.
창원의 성매매 산업은 보통 저녁 8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이어진다.
(사)경남여성회 김유순 여성인권상담소장은 전날 추모제에서 "올해는 성매매피해 여성들의 감금과 착취, 희생으로 만들어진 성매매방지법이 시행된 지 15주년이 되는 해"라며 "성구매자에 의해 착취와 폭력을 당하고 목숨을 담보해야하는 성매매는 이 땅에서 사라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