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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사태 신중했던 中, 강경노선 돌아서…"제2톈안먼" 우려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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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호주

    홍콩사태 신중했던 中, 강경노선 돌아서…"제2톈안먼" 우려 증폭

    • 2019-11-1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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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공산당 4중전회 이후 강경 노선으로 전환 조짐 뚜렷
    홍콩 경찰 총기 사용 증가…대규모 인명피해 우려 증폭

    홍콩 경찰이 지난 11일 센트럴 지역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자를 연행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지난 6월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반대집회로 촉발된 뒤 5개월 넘게 지속되고 있는 홍콩 사태가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중국 공산당이 지난달 말 끝난 19기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4중전회)에서 중국 중앙정부의 홍콩에 대한 '전면적 통제권' 행사를 결정한 이후 인명피해까지 불사하는 홍콩 경찰의 강경진압이 계속되고 있다.

    홍콩 경찰이 11일 아침 무장하지 않은 21살의 시위 참가자를 조준 사격해 중태에 빠트린 사건은 향후 홍콩 사태의 양상을 바꾸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홍콩 시민들은 이날 밤늦게까지 비무장 시민에 대한 경찰의 무자비한 총격에 격렬하게 항의했으며, 이튿날에도 시위를 이어갔다.

    홍콩 정부와 경찰의 무리한 강경대응은 충분히 예상됐던 수순이었다. 중국 공산당이 홍콩 사태에 직접 관여하겠다는 뜻을 밝힌데 이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4일 캐리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을 직접 만나 "법에 따라 폭력 행위를 진압하라"고 강조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중국 중앙정부는 4중전회 폐막 직후 "특구의 헌법과 기본법 시행과 관련된 제도와 체계를 보완하고 애국자 중심으로 자치를 할 수 있도록 법적인 정비를 하겠다"며 시위대를 압박했다. 특구 행정장관과 주요 관료에 대한 중앙 정부의 임면 제도와 체계 등도 완비하겠다는 홍콩 자치권마저 무시하는 발언이 나왔다. 관변학자들은 지난 2003년 50만 홍콩 시민들의 반대로 무산된 '국가보안법'을 다시 들고 나왔다.

    홍콩 정부와 경찰의 시위 대응 태도도 급변했다. 4중전회 후 첫 주말 시위인 지난 2일 시위에서 홍콩 경찰은 시민들이 폭력적으로 나오기 전까지 개입하지 않던 기존 태도와 달리 집회 개최와 동시에 병력을 투입해 원천봉쇄에 나섰다. 대형 쇼핑몰 등 시민들이 몰리는 시설에서는 병력 투입을 피하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강경진압을 밀어붙이고 있다.

    경찰의 강경진압이 계속되면서 인명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4일 새벽 홍콩과기대학 2학년생인 차우츠록(周梓樂)씨가 시위 현장 인근 주차장 건물에서 추락해 중태에 빠졌다가 8일 숨졌고 11일 아침에는 차우츠록 추모 집회에 참가한 21살의 차우박콴과 다른 시위 참가자 한 명이 경찰이 쏜 총탄에 부상을 입었다. 사틴 지역에서는 한 경찰 간부가 20여 명의 경찰에게 "어떠한 무력을 사용해도 좋다"라고 발언하는 모습이 목격되는가 하면 콰이퐁 지역에서는 경찰이 오토바이를 몰고 시위대를 향해 마구 돌진하는 모습이 영상에 찍히면서 홍콩의 긴장감은 높아져만 가고 있다.

    ◇ 홍콩 사태 5개월, 예상보다 신중했던 中

    쇼핑몰서 충돌하는 홍콩 민주화 시위대와 경찰.(사진=로이터/연합뉴스)
    지난 6월 홍콩 사태가 발발한 이후 지금까지 중국은 예상 밖으로 신중한 태도를 견지해 왔다. 6월 이후 매 주말마다 홍콩 경찰이 통제하기 힘든 규모의 집회가 계속되자 사회안정을 무엇보다 중시하는 중국이 군을 동원해서라도 혼란을 끝낼 것이라는 전망이 일찌감치 제기됐다.

    우첸(吳謙)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7월 24일 국방백서 발표 기자회견에서 홍콩의 대규모 시위에 대한 중국 국방부의 대처 방안을 묻는 질문에 "중화인민공화국 홍콩행정특별구 주군법(駐軍法·주군법) 제3항 제14조에 명확히 규정돼 있다"고 답해 상황에 따라 군투입이 가능하다는 점을 처음으로 시사했다.

    이 조항은 "홍콩행정특별구 정부는 필요 시 사회치안 유지와 재해구조를 위해 홍콩에 주둔하는 인민해방군의 협조를 중앙 인민정부에 요청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홍콩 시위가 악화되고 홍콩 정부가 요청할 경우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이 직접 개입할 수 있음을 암시한 셈이다. 이후 중국 정부 기관들은 계속해서 '법에 따라' 홍콩에 군을 파견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8월 들어서 실제로 홍콩과 인접한 선전(深圳)시에 대규모 군병력이 집결하면서 긴장감이 더욱 고조됐다. 8월 10일에는 선전시 선전만 일대에 무장경찰이 탄 장갑차와 물대포가 대규모로 집결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유포됐다. 중국 동부 전구 육군은 자체 위챗 계정인 '인민전선'에 올린 '반드시 알아야 할 상식 7개'라는 글에서 선전만 부근 춘젠 체육관에 군용 도색을 한 차량이 대거 대기하는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중국이 여러 차례 엄포를 놓았지만 현재까지 홍콩에 대한 군투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9월 이후로는 홍콩 행정부 스스로 사태를 해결하는 쪽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였다. 캐리람 행정장관은 8월 27일 계엄령에 해당하는 '긴급정황규례조례(긴급법)'를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일주일 뒤인 9월 4일에는 이번 사태의 발단이 됐던 '송환법' 철회를 공식 선언하며 시위대에 화해의 손길을 내밀기도 했다.

    ◇ 홍콩 강경진압하다 美에 약점 잡힐라…中의 딜레마

    11일 오전 출근 시간에 시위가 벌어지는 도중 한 참가자가 경찰이 쏜 실탄에 맞아 쓰러진 홍콩 사이완호 거리에서 경찰관들이 통행 차단선을 설치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중국이 홍콩 문제에 예상외의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던 이유는 홍콩이 중국 내에서 가지고 있는 경제적 위상을 들 수 있다. 중국으로 반환될 당시 홍콩의 국내총생산(GDP)은 중국의 20%였지만 최근 들어 그 비율이 4% 정도로 축소되는 등 홍콩이 더 이상 예전처럼 중국에게 불가피한 존재가 아니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여러 지표상 수치는 홍콩의 중요도가 여전히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홍콩은 역외 최대 위안화 거래의 장이며, 전체 중국 기업공개(IPO)의 절반 이상이 이뤄지는 곳이다. 지난해 중국 본토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의 65%가 홍콩을 통해 이뤄졌으며, 중국 해외투자의 70%가 홍콩을 거쳐 단행됐다.

    일부 중국 관영매체들은 중국이 선전시를 '중국 특색사회주의 선행시범구'로 건설하는 등 홍콩의 대체제로 육성하고 있다는 보도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홍콩이 국제사회에서 차지하고 있는 '금융허브'로서의 역할은 단순히 법규와 하드웨어를 베낀다 해서 대체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무엇보다 기업 경영과 금융 투자 결정의 기반이 되는 정보의 투명성에서 정보 통제가 일상화된 중국 본토 도시가 홍콩을 따라잡기란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홍콩의 역할이 계속되기 위해서는 미국이 1992년 제정한 '홍콩정책법'이 계속 유지돼야 한다는 점도 중국을 딜레마에 빠지게 하고 있다. 미국은 1984년 중국과 영국의 공동선언을 존중해, 홍콩정책법을 통해 관세나 투자, 무역, 비자 발급 등에서 홍콩에 특별대우를 보장하고 있다.

    최근 미국 하원에서 통과된 '홍콩 인권민주주의 법안'은 미 행정부가 매년 홍콩의 자치 수준을 평가해 홍콩의 특별지위 지속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중국이 인민해방군을 홍콩에 투입할 경우 미국이 '홍콩 인권법안'을 발동해 특별대우 적용을 취소해 버릴 수 있으며 이는 중국에게 막대한 타격으로 돌아올 수 있다. 더구나 미국과 치열한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미국에 약점을 잡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

    내년 1월로 다가온 타이완(臺灣) 총통선거도 연관돼 있다. 중국에 있어서 타이완 총통 선거에서 친중 진영의 당선은 국가안보와도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홍콩 시위가 장기화되면서 경제적 이유로 친중파에 우호적이던 타이완 국민들의 여론이 급속도로 바뀌고 있다. 6월 홍콩 사태가 발발한 이후 지지율이 상승하기 시작한 민진당의 차이잉원(蔡英文) 현 총통은 홍콩 사태가 장기화되자 야당인 국민당의 한궈위(韓國瑜) 가오슝(高雄) 시장과의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다. 중국이 홍콩에 군을 투입할 경우 차이 총통이 압승할 것이라는 것이 타이완 매체들의 한결 같은 예상이다.

    ◇ 中의 對홍콩 강경대응 전환, '제2톈안먼' 되나 우려 증폭

    사진=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캡처
    중국이 이처럼 많은 제약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4중전회를 기점으로 대홍콩 정책기조를 강경대응으로 전환했다는 점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홍콩을 둘러싼 조건들이 변했다기보다 중국 정부가 이 모든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홍콩 사태를 마무리 짓겠다는 결심을 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캐리람 장관이 지난 9월 초에 이번 사태의 발단이 됐던 송환법 철회라는 나름대로 큰 카드를 제시했음에도 홍콩 사태가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도 중국 정부의 결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홍콩 정부는 이미 한 달 전인 10월 5일부터 52년만에 '긴급법' 발동으로 복면금지법을 시행하면서 사실상 계엄 상황에 돌입했다. 중국 정부가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홍콩 사태를 진압하겠다는 의지를 굳혔다면 대규모 인명피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은 이미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로 큰 상처를 입은 경험이 있다. 당시 민주화를 외치며 톈안먼에 모였던 학생과 시민들을 탱크를 동원해 강제 진압하면서 엄청난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중국 정부의 강경대응 선회 이후 홍콩 경찰의 총기 사용이 부쩍 늘고 있다는 사실은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경찰의 총기 사용은 시위대를 자극하게 되고 이는 다시 더 빈번한 총기 사용이라는 악순환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강대강의 대치국면이 계속되면서 홍콩사태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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