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듀스48'(사진=CJ ENM 제공)
연말 가요계가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프로듀스' 시리즈 순위 조작 논란과 '음원 사재기' 논란의 영향 탓이다.
CJ ENM 음악채널 엠넷의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듀스' 시리즈는 전 시즌에 걸쳐 순위 조작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돼 파장이 일고 있다.
5일 언론 보도를 통해 공개된 검찰의 공소장 내용에 따르면 시즌 1 당시엔 안준영 PD가 1차 탈락자 결정 과정에서 투표 결과를 임의로 바꿨고, 시즌 2의 경우 김용범 CP가 A 연습생의 온라인 및 생방송 문자투표 득표수를 조작해 A 연습생이 데뷔 순위권인 11위 밖으로 밀려나고 B 연습생이 그 자리에 들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또, 시즌 3와 시즌 4 땐 김 CP와 안 PD가 사전 온라인 투표 중간 결과가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자 방송 전 데뷔할 연습생 12명을 미리 정해두고 득표수를 조작했다는 내용이 공소장에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프로듀스' 시리즈 시즌 1과 2를 통해서는 각각 아이오아이와 워너원이 탄생했고, 시즌 3와 시즌 4를 통해서는 각각 아이즈원과 엑스원이 만들어졌다. 이들 중 아이즈원과 엑스원은 활동 기간이 남아있는 상태인데, 두 팀은 논란이 일파만파 커진 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에 놓였다. 엠넷은 "빠른 시일 내에 보상안과 쇄신대책 및 아이즈원과 엑스원의 향후 계획을 발표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한 매체가 '프로듀스' 시리즈를 이끈 안 PD에게 향응을 제공한 기획사 명단을 일부 공개하면서 특정 멤버의 이름이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리는 등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공식 해산한 아이오아이와 워너원으로 활동했던 이들 역시 마음 놓고 활동을 펼치기 어려운 처지다. 아이오아이와 워너원은 일종의 금기어가 된 분위기. 최근 솔로앨범을 낸 워너원 출신 박지훈은 언론 쇼케이스에서 '프로듀스' 시리즈를 둘러싼 논란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지만 침묵을 지켰다.
이 같은 상황 속 한동안 잠잠했던 '음원 사재기' 논란까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룹 블락비 멤버인 박경이 SNS에 특정 가수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처럼 사재기 좀 하고 싶다"는 글을 올린 게 발단이 됐다.
해당 글이 화제가 된 뒤 일부 가수들은 "사재기 제안을 받은 적이 있다"고 폭로하면서 가요계의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되어 온 '음원 사재기'를 뿌리 뽑아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박경에 의해 실명이 거론된 가수들은 '사재기'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그를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잇단 폭로와 줄소송이 이어지면서 '사재기' 논란이 다시금 화두로 떠오른 이후 음원 차트에서는 최상위권에 오른 뒤 평점 테러와 악플 세례를 받는 가수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열린 음악 시상식 'MAMA'에서는 일부 가수들이 잇단 불공정 논란으로 멍든 가요계 분위기를 반영하는 수상 소감을 밝혀 이목을 끌었다.
헤이즈는 "2020년에는 하나의 결과물을 세상에 내놓기까지 너무 고민하시고 노력하시고 준비하시는 모든 아티스트들의 정당한 수고가 절대 헛되지 않게 좀 더 좋은 음악 환경이 만들어져서, 아티스트들은 더 부담 없이 많은 음악을 만들고 여러분들은 더 많은 좋은 음악을 들을 수 있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 멤버 진은 "많은 분들이 좋은 노래를 만들고 계시는데, 그 노래들이 모두 인정받는 그런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부정적인 방법도 좋지만, 조금 더 정직한 방법으로 좋은 음악 만드는 게 어떨까 싶다. 모두 다 좋은 음악 하고 듣는 그런 시대가 왔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