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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금희 "이상문학상 측, 오해다? 아직도 연락없어"

사회 일반

    [인터뷰] 김금희 "이상문학상 측, 오해다? 아직도 연락없어"

    작가는 작품이 전부...저작권 양도라니?
    "2018년엔 '양도' 조건 없었다" 제보받아
    증거 있냐 묻기도...계약서·이메일 있다
    전통있는 상 파행 안타까워...좌절않기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금희(작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문학상이죠. 이상문학상. 한국 문학계에서 노벨문학상과 같은 권위를 인정받아온 문학상인데요. 원래대로라면 어제 수상작이 발표됐었어야만 합니다마는 발표가 무산됐습니다. 알고 보니 이 이상문학상을 만든 출판사인 '문학사상사'가 수상 후보작으로 결정된 작가들에게 만약 '수상할 경우 작품의 저작권을 3년간 출판사에 양도하라'는 계약 조건을 내걸었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작가들이 반기를 들고 나선 겁니다.

    이 문제를 처음으로 공론화한 작가 소설가 김금희 씨 직접 연결해 보죠. 김 작가님, 안녕하세요?

    ◆ 김금희>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이상문학상. 올해로 44회째고 첫 수상자 김승옥 작가를 비롯해서 이청준, 최인호, 박완서, 은희경, 한강 등등 주옥 같은 분들이 수상한 그 상이잖아요.

    ◆ 김금희> 네, 그렇죠.

     


    ◇ 김현정> 처음에 이 상의 후보로 선정됐다는 소식 듣고 얼마나 반가우셨어요?

    ◆ 김금희> 네, 반가웠죠, 기쁘고. 그래서 선정 전화에 기쁘게 받겠다고 얘기를 했고요.

    ◇ 김현정> 그렇죠. 그 소식을 듣고는 참 반가우셨을 텐데 저작권을 양도하라는 그 문제의 규정은 어떻게 알게 되셨어요?

    ◆ 김금희> 전화를 끊고 나서 계약서 관련된 이메일을 보냈다고 해서 열어봤더니 거기에 제 작품의 저작권을 3년간 문학사상 측에 양도한다는 규정이 있었어요. 그리고 제 작품집을 내더라도 표제작으로는 사용할 수 없다라는 말이 설명이...

    ◇ 김현정> 수상작의 저작권을 3년간 양도하는 건 물론이고 소설가의 개인 단편집을 낼 때도 표제작, 타이틀로 그걸 쓸 수가 없다?

    ◆ 김금희> 네. 그래서 제가 문제 제기를 했더니 그 부분은 제가 언제 작품집을 낼 예정인지를 확인하신 후에 그건 괜찮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그때부터 이해가 가지 않기 시작했죠. 저작권자는 저인데 저한테 괜찮다고 허락을 하는 모양새잖아요.

    ◇ 김현정> 왜 그러냐고 물어보셨을 거 아니에요. 뭐라고 설명하던가요?

    ◆ 김금희> 지켜온 룰이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 김현정> 관행이다?

    ◆ 김금희> 네. 제가 문제 제기를 했는데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씀하셨어요.

    김금희 소설가 (사진=문학동네)

     


    ◇ 김현정> 그러면 이전에도 지금 44회 이어올 동안 그 전에도 늘 이런 식이었다는 얘기인가요?

    ◆ 김금희> 제가 그걸 SNS에 올리고 나서 2018년에 우수상을 받으신 작가분이 말씀하셨는데 그때는 그런 계약서를 쓰지 않았다라고 두 분이 저한테 말씀해 주셨어요.

    ◇ 김현정> 2018년도에는 그런 계약 조건이 없었다고.

    ◆ 김금희> 네.

    ◇ 김현정> 2명의 작가나 제보를 주셨어요.

    ◆ 김금희> 네.

    ◇ 김현정> 작가님이 문제 제기한 이후에 많은 분들이 지지를 보냈어요. 그리고 최은영 소설가, 이기호 소설가 이런 분들도 후보들도 다 이상문학상을 거부했습니다. 그러자 출판사 측에서 '작가와 소통이 부족했던 것 같고 앞으로는 수상자들과 소통을 더 강화하겠다. 문제가 된 그 규정은 삭제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이 정도면 해결이 됐다고 보세요?

    ◆ 김금희> 오해와 소통을 말씀하시는데 오해와 소통을 사실은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조금씩 뉘앙스가 다를 수가 있잖아요. 그래서 우리가 지금 믿을 수 있는 건 주고받은 이메일이나 아니면 서류예요. 그런데 제가 지금 저작권을 양도해야 한다는 이 계약서를 제가 들고 있는 상황에서 무슨 소통과 무슨 다른 해석의 여지가 있다는 건지 이해하기가 힘들고요. 제가 또 어떤 얘기를 들었냐 하면 기자님이 저한테 연락하셔서 취재를 시작하자 문학사상사 측에서 우수상의 경우 저작권 양도를 요구한 적이 없다라고 한다며 저한테 혹시 증거가 있냐고 말씀하시더라고요.

    ◇ 김현정> 이렇게 요구한 증거가 있냐고.

     


    ◆ 김금희> 네. 그래서 당연히 있죠 하면서 제가 그때부터는 연락을 주시는 기자분들한테 제가 받은 계약서와 제가 받은 이메일을 보내드리고 있어요. 그래서 만약에 그게 정말 문학사상사 측에서 이게 문제가 있다라고 인지를 하셨으면 그 조항을 적용해서 이 전통성 있는 상을 더 좋게 만들기 위해서 노력을 하셔야 하는 거예요. 물론 기사가 나온 이후에는 그 부분을 고치겠다고 지금 말씀하시고 계시죠. 하지만 공식 입장은 나오지 않았고 저한테 개인적으로 연락을 해서 혹은 이 우수상을 받은 모든 사람들에게 연락을 해서 이것에 대해 설명하고 있지 않아요, 지금까지도.

    ◇ 김현정> 마치 지금 출판사 측에서 내놓은 입장을 보면 김금희 작가가 공론화하기 전에 문제 제기를 했으면 해결이 될 수 있었던 얘기를 공론화부터 한 것처럼 느껴지는 면이 있었는데.

    ◆ 김금희> 아니죠. 제가 그것을 문제 제기를 당연히 했죠. 그런데 저만 문제 제기를 한 것이 아니라 최은영 작가님, 이기호 작가님 다 문제 제기를 했었더라고요.

    ◇ 김현정> 참담하다. 이런 표현을 쓰셨네요. 예술가들을 격려하기 위한 시상을 한다면 그들의 노고와 권리도 존중해 줘야 되는 게 아니냐. 그게 먼저 아닙니까. 이렇게 입장 밝히셨군요.

    ◆ 김금희> 일단 그 상은 앞에도 말씀하셨듯이 굉장히 한국 문학에서 중요한 상이고 많은 훌륭한 작품들이 조명된 상이에요. 그래서 저처럼 이제 한 단계, 한 단계 밟아가는 작가들에게는 그 상을 통해서 작품이 어떤 격려를 받기를 원하는 상이거든요. 그런데 사실은 그것을 저작권을 양도받는 방식으로 출판을 해 왔다니라는 생각이 들면서 사실은 그 상의 권위는 독자와 작가가 만들어온 것이거든요. 그런데 그것을 운영하는 곳에서 이런 식의 작가의 어떤 권리를 취하는 방식으로 이 상을 운영해 왔다는 것이 너무 참담한 마음이 들었죠.

    ◇ 김현정> 그런데 김 작가님, 이 상을 이렇게 나 안 받겠소라고 반납하는 건 큰 결단이었을 것 같아요. 좀 망설이지는 않으셨어요?

    ◆ 김금희> 작가에게는 사실 작품이 전부거든요. 그런데 그 전부인 것에 대한 권리를 포기하라는 요구를 받고는 저는 그것은 금세 결정을 했어요. 이건 가능하지 않다. 그런데 제가 고민했던 것은 이것을 사람들에게 말을 할 것인가 안 할 것인가였죠. 왜냐하면 그 이유는 이기호 작가님, 최은영 작가님 이외에도 우수상으로 선정된 다른 작가님이 계시고 특히나 또 대상인 분이 또 계시잖아요. 그분들한테 혹시 피해가 가거나 그러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굉장히 망설이게 됐어요. 그런데 지금 이 단계에서 문제 제기를 하지 않으면 이것을 계속 그런 식으로 운영하겠다라는 식으로 보였기 때문에 지금 이렇게 사람들한테 알릴 수밖에 없었죠.

    ◇ 김현정> 출판사에서 왜 그런다고 생각하세요? 아마 고민을 많이 하시면서 여러 가지 생각들을 해 보셨을 텐데 왜 이런 규정을 만들었다고 생각하세요?

     


    ◆ 김금희> 저는 결국에는 이 책의 판매를 위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것이 돈이건 아니면 그 책 판매로 발생되는 이상이 더 유명해지고 더 권위가 있어지는 그것을 요구했는지. 어떤 쪽에 더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책 판매와 연관이 되어 있을 거라는 게 제 생각이에요.

    ◇ 김현정> 이 문제가 어제 크게 공론화가 되고 나서 어떤 이야기가 지금 문단에는 오가고 있습니까?

    ◆ 김금희> 오늘 이 상의 또 다른 수상자, 우수상 수상자인 작가분이 연락을 주셨어요. 그래서 자기도 그런 요구를 받고 굉장히 놀랐고 고민스러워하고 있던 차에 오히려 이렇게 공론화가 되니까 마음이 오히려 편안해졌다라고 말씀을 해 주시더라고요. 그리고 독자분들은 이렇게 알게 되어서 다행이다, 지지한다. 이런 말씀도 해 주고 계시죠.

    ◇ 김현정> 이 상이 이상이라는 선배 작가를 기리면서 만든 상 아니겠습니까? 천재 작가 이상이 하늘에서 지금 이 상황을 본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소설가시니까 제가 이런 질문도 한번 드려봅니다.

    ◆ 김금희> 지금 이 상이 사실 작가들에게는 굉장히 슬픈 일이에요. 왜냐하면 이 전통 있는 상이 그런 파행을 겪게 된 것은 그것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한 저한테도 굉장히 슬픈 일이거든요. 그래서 우수상에 선정된 사람들이 누구인지도 제가 어떤 작가들인지도 다 알지는 못하지만 어쨌든 우리는 상을 받았고 우리가 우리를 축하하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지금은 하고 있어요.

    ◇ 김현정> 이상 선생도 후배들이 이런 일로 좌절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하실 것 같아요.

    ◆ 김금희> 네, 그러길 바라겠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용기 내서 문제를 사회에 꺼내주신 거 응원 드리고요. 아무쪼록 잘 해결되기를 바라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김금희> 감사합니다.

    ◇ 김현정> 제44회 이상문학상의 우수상. 그러니까 수상 후보작으로 선정됐던 김금희 소설가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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