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31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등 총력체제로 전환했다. 세계 각국도 중국과 국경을 차단하는가 하면 중국 경유 외국인의 입국을 막는 등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AP와 로이터 통신 등은 미 정부가 최근 2주간 중국을 다녀온 외국 국적자의 미국 입국을 잠정 금지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고 보도했다.
앨릭스 에이자 미 보건복지부(HHS) 장관은 "미국 시민이나 영주권자의 직계 가족이 아닌 외국 국적자가 최근 14일 이내에 중국을 다녀왔을 경우 미국으로의 입국이 거부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2월 2일 오후 5시(미국 동부시간 기준)부터 발효된다.
신종 코로나의 진원지인 중국 우한(武漢)이 있는 후베이(湖北)성에서 귀국하는 미국 시민들은 별도 시설에서 14일간 의무적으로 격리된다. 최근 2주 내에 후베이성이 아닌 다른 중국 지역에 머물다 귀국하는 미국 시민의 경우는 별도의 공항에서 입국 때 건강 검사를 받도록 했다. 또 감염 우려가 없음을 확인하기 위해 14일간 자가 검진을 실시해야 한다.
중국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항공편은 7개 주요 공항만 이용하도록 해 탑승객의 감염 여부를 검사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현 단계에서는 중국발 항공편의 전면 입국 금지 같은 조치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으로 여행 제한과 항공사의 운항중단 조치도 계속되고 있다. 미 국무부는 앞서 국민들에게 중국으로 여행을 가지 말라는 여행경보 4단계를 발령한 바 있다.
델타항공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3대 항공사인 아메리칸항공과 델타항공, 유나이티드항공은 이날 중국 운항의 전면 중단을 발표했다. 델타항공은 4월 30일까지, 아메리칸항공은 3월 27일까지, 유나이티드항공은 3월 28일까지 중국발·행 모든 항공편의 운항을 잠정 중단한다.
중국과의 국경폐쇄와 항공기 운항 축소·중단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최근 2주 사이에 중국을 다녀온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는 초강수를 던졌다. 로런스 웡 싱가포르 국가개발부 장관은 1일부터 최근 14일간 중국 본토를 방문한 외국인이 싱가포르에 입국하거나 경유하는 것을 금지하겠다고 현지 언론들을 통해 밝혔다. 최근 2주 사이 중국을 방문했더라도 싱가포르에 영주권이 있거나 장기체류 비자를 받은 외국인은 입국을 허용하되 자국민과 동등하게 14일간 격리 조처한다는 방침이다.
인접국인 필리핀의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도 지난달 31일 후베이성을 비롯해 신종코로나가 확산하는 중국 지방 출신 중국인의 입국을 금지할 것을 지시했다고 살바도로 파넬로 대변인이 전했다.
아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나타나지 않은 이란도 중국발·행 항공편을 당분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