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16번째 확진자인 40대 여성이 의심 증세가 나타나자 병원과 함께 보건당국에 신고했지만 '중국 방문 이력이 없다'는 이유로 검사를 거부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는 이같은 사실을 인정하고 검사 체계를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5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16번째 확진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검사를 요청했지만 당시 검사대상이 아닌 것으로 안내했다"고 밝혔다.
16번째 확진자는 가족과 함께 태국 여행을 마치고 지난달 19일 귀국한 42세 한국 여성이다. 지난달 25일부터 오한 증상이 나타나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증세를 보였다.
이후 1월 26일, 종일 집에서 머물렀고 증세가 호전되지 않자 다음 날인 27일, 광주 21세기 병원과 전남대학교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당시 16번째 확진자는 병원과 함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증세가 의심된다며 전화 1339를 통해 보건당국에 검사를 요청했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태국을 방문한 16번째 확진자에 대해 중국 방문 이력이 없다는 이유로 검사 대상이 아니라고 통보했다.
질병관리본부 정은경 본부장은 "16번째 환자가 증상이 있었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를 요청한 것도 사실"이라며 "당시 보건소가 '방침이 태국을 다녀와서 열이 나는 것은 검사대상이 아니다'로 안내를 드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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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지난달 27일, 검사를 거부당한 16번째 확진자는 다시 광주 21세기 병원으로 돌아와 인대 봉합 수술을 위해 입원 중이던 큰 딸과 함께 병원에서 생활했다.
결국 큰 딸은 현재 국내 18번째 확진자로 분류된 상황이며 16번째 확진자가 병원에서 머물며 접촉한 사람 306명(광주 21세기 병원 272명, 전남대병원 19명)도 모두 격리됐다.
중국 방문 이력이 있는 자에 대해서만 검사를 한정한 것이 보건당국 입장에선 뼈아픈 부분이 됐다.
16번째 확진자를 조기에 발견하지 못하면서 병원 내 바이러스 전파가 이뤄진 것이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례 정의를 확대해 검사를 수행하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사례 정의를 고치고 의사 재량이나 증상 위험도 등을 따져 검사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16번 환자 이동경로 |
1.15~19, 가족들과 태국여행 후 입국. 1.25, 자차 이용→전남 나주 소재 친정집 방문→오후 8시쯤 자택 귀가 1.26, 종일 자택에 머무름 1.27, 발열 증상으로 자차 이용 오전 9시쯤 광주광역시 광산구 소재 의료기관(광주21세기병원) 방문, 같은 병원에서 입원 중인 딸과 함께 1인실에서 머묾→오후 6시쯤 광주광역시 동구 소재 의료기관(전남대병원) 응급실 방문, 진료→자차 이용해 오후 10시쯤 광주21세기병원으로 이동 1.28~2.2, 광주21세기병원에서 딸 간병, 본인 진료 위해 병원 내 체류 2.3, 광주21세기병원에서 진료 결과 임상 소견 악화→전남대병원 내원(응급실 환자분류소에서 선별진료소로 이동) 2.4, 전남대병원 음압병상에 격리 중 확진 판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