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부산 KT 허훈 (사진=KBL 제공)
'농구 대통령' 허재 전 국가대표 감독의 차남 허훈(부산 KT)이 프로농구의 새 역사를 썼다. 지난 9일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홈경기에서 24득점 21어시스트를 기록해 득점과 어시스트로 '20-20'을 달성했다. 1997년 KBL 출범 이후 최초의 기록이다.
어시스트는 동료의 득점을 도왔다는 것을 의미하는 기록이지만 역으로 반드시 동료의 도움이 있어야만 달성할 수 있는 기록이다. 아무리 완벽한 패스를 했다고 하더라도 동료가 실수로 득점 기회를 놓치면 의미가 없다. 그래서 '20-20'이 어렵다.
24번째 시즌을 치르고 있는 프로농구의 역사가 깊어지면서 다시 나오기 힘든 대기록의 주인공들도 점점 늘고 있다.
한 경기 최다 어시스트 기록은 김승현(은퇴)이 갖고 있다. 대구 오리온스 유니폼을 입었던 2005년 2월 서울 삼성을 상대로 무려 2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14득점을 올려 '20-20'을 달성하지는 못했다.
한 경기 최다 득점 기록은 우지원(은퇴)이 보유한 70점이다. 그러나 인정 여부를 두고 논란이 많았던 기록이기도 하다.
2003-2004시즌 정규리그 막판까지 울산 모비스의 우지원과 인천 전자랜드의 문경은(현 서울 SK 감독)의 3점슛 타이틀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졌다.
양팀의 마지막 경기는 이른바 '밀어주기' 논란에 휩싸였다. 문경은은 3점슛 22개(42개 시도)로 66점을 올렸고 우지원은 3점슛 21개(42개 시도)로 70점을 퍼부었다. 3점슛 경쟁에서는 문경은이 이겼고 우지원은 대신 프로농구 최다득점 타이틀을 가져갔다.
그러나 비정상적이었던 경기 운영을 지켜본 농구 팬의 비판이 거셌고 결국 KBL은 3점슛 타이틀 수상을 취소했다.
프로농구 첫 시즌에 농구 팬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안양 SBS의 외국인선수 제럴드 워커는 1997년 3월 인천 대우를 상대로 무려 14개의 스틸을 기록해 이 부문 최다 기록의 주인공으로 남아있다.
허훈이 달성한 '20득점-20어시스트'를 득점과 리바운드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40-30'이라는 믿기 힘든 대기록이 쓰여진 바 있다.
창원 LG에서 뛰었던 외국인선수 제임스 메이스 (사진=KBL 제공)
제임스 메이스는 창원 LG 소속으로 활약한 지난 2018-2019시즌 연장전까지 진행된 부산 KT와의 경기에서 43득점 30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프로농구 역사상 한 경기에서 40득점 이상, 30리바운드 이상을 동시에 기록한 선수는 메이스가 처음이다.
이전에 '30-30(득점-리바운드)'이 달성된 적은 있다. 테렌스 레더가 울산 모비스 소속이었던 2011-2012시즌 정규리그 경기에서 32득점 31리바운드를 기록해 KBL 사상 첫 '30-30'의 주인공이 됐다. 더불어 레더는 한 경기 최다 리바운드 기록도 썼다.
메이스는 2017-2018시즌 한 경기에서 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 스틸, 블록슛 등 주요 5개 부문에서 5개 이상을 기록한 5X5를 최초로 달성하기도 했다. 당시 메이스는 서울 삼성을 상대로 17득점 11리바운드 5어시스트 5스틸 5블록슛을 올렸다.
한편, 서울 삼성과 원주 동부(DB의 전신)는 2009년 1월21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다시 나오기 힘든 대기록을 썼다.
양팀은 연장전을 다섯 차례나 치르는 대혈투를 펼쳤다. 평일 오후 7시에 시작한 경기가 오후 10시17분58초경 끝났다. 보통 4쿼터 경기의 소요시간은 2시간 전후다.
동부가 135대131로 승리한 경기에서 다양한 진기록이 작성된 가운데 지금도 원주 프렌차이즈의 간판스타로 남아있는 윤호영은 절대 깨질 수 없는 수준의 기록을 썼다.
윤호영은 5차 연장전 승부에서 무려 61분57초동안 출전했다. 종전 최다 기록 55분을 가볍게 뛰어넘었다. 앞으로 이 기록이 깨지기 위해서는 또 한번 5차 연장전이 나와야 하고 해당 경기에서 풀타임에 가까운 시간을 소화하는 선수가 나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