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생후 1년도 안 된 아들과 딸을 숨지게 한 뒤 유기하고, 5살(만 3세) 아들마저 학대한 20대 부부가 경찰에 구속됐다.
경찰청은 아동학대치사·사체유기 등의 혐의 등으로 20대 남편 A씨를 구속해 검찰로 넘겼으며, 아내 B씨도 같은 혐의로 전날 구속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사건 수사는 강원지방경찰청에서 맡았다.
A씨 부부는 지난 2016년 9월에는 생후 5개월 된 딸을, 올해 1월에는 생후 8개월 된 아들을 방치해 숨지게 한 뒤 강원도에 있는 친척 묘소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아이들을 혼자 놔두고 외출했다가 돌아왔는데, 숨져 있길래 사망신고 없이 시신을 묻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아이들의 시신을 수습한 경찰은 정확한 사망경위를 계속 수사 중이다.
이들 부부는 5살 짜리 아들 C군에게 신체적 학대를 가한 혐의도 받고 있다. C군은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행당했다"고 직접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 부부의 범행은 경찰청과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 동안 진행한 '만 3세 아동(2015년생) 소재·안전 전수조사'를 통해 드러났다. C군의 소재가 정확히 파악되지 않아 추적에 나선 경찰은 이들 가족을 강원도의 한 모텔에서 발견했다.
주민등록 확인 결과 A씨 부부에게 또 다른 아이들이 있다는 사실을 파악한 경찰은 추궁 끝에 범행을 자백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들이 모텔을 전전하며 생활해 온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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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전수조사 대상 아동은 모두 2만9084명에 달한다. 모두 가정에서 양육 중인 아이들로, 유치원·어린이집 등 양육서비스를 받고 있는 아이들은 사회감시망 내에 있다고 판단돼 제외됐다.
이들 가운데 소재가 파악되지 않아 경찰이 추적에 나선 아동은 C군을 포함해 23명으로, 나머지 22명은 안전하게 양육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과정에서 부모로부터 사실상 방치돼 학대당한 아이들도 추가로 3명이 파악돼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교육과 상담이 진행되고 있다.
복지부는 장애가 있거나 불우한 환경 속에서 생활하는 아이들 185명에 대해서는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지원했다고 밝혔다. 예컨대 생활고에 시달리며 우울증상과 언어 발달장애를 보이는 아동을 돌보는 가정도 있었는데, 복지부는 발달지원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긴급 복지 생계비를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주민센터 복지 담당 공무원들이 직접 아동의 거주지를 방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복지부 관계자는 "특히 학대의 위험이 있거나 복지 서비스 제공이 필요한 아동을 선제적으로 발굴하여 적극적으로 지원한 것이 이번 전수조사의 중요한 의의"라고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도 "앞으로도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와 협력하고 학대가 의심될 경우 철저히 수사해 아동학대 근절’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