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2009년 여의도순복음교회 지교회에서 독립한 순복음송파교회가 담임목사 청빙과정에서 일부 장로들의 투표권 포기 조건으로 거액을 주기로 합의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교회측과 장로들 간의 소송 과정에서 장로 임직과 당회원권 행사와 관련한 금전거래 정황이 노골적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여의도순복음송파교회 후임 담임목사 청빙과정에서 수억 원대 금전거래 합의서가 작성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일부 장로들이 청빙에 관여하지 않고 교회를 옮기는 대신 행정편의와 비용을 지급받기로 했다가, 약속이 지켜지지 않자 소송이 벌어진 겁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지교회로 출발해 2009년 독립한 순복음송파교회는 지난 2017년 후임 담임목사 청빙 과정에서 내홍을 겪었습니다.
당시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여의도총회는 순복음송파교회 재산이 여의도순복음연합재단에 속한다는 이유로 임시 목사를 파송하는 등 청빙문제에 개입했고, 교인들은 개교회 문제에 총회가 월권을 행사한다며 반발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총회가 파견한 목사를 지지하던 장로 15명이 담임목사 청빙투표에 참여하지 않고 여의도순복음교회로 이명하는 조건으로 거액을 지급받기로 합의서가 작성됐습니다.
합의각서에 따르면 송파교회는 소속을 옮기는 장로들에게 임직시기에 따라 1인당 300만원 또는 2천만원을 지급하고,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회 입회비 1백 2십만원씩을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또, 여의도순복음교회 측에 발전기금 3억원을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해당 비용은 모두 여의도순복음교회 계좌로 입금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순복음송파교회측과 이명 장로측은 합의각서에 따른 비용 지급 문제를 두고 법적 다툼 중입니다.
'송파순복음교회를 사랑하는 모임'은 "해당 합의각서는 성직을 담보로한 정치적 합의"라며 원천적 무효를 주장했습니다.
또, 합의각서에 지급하기로 명시한 2천만원은 장로 임직시 감사 헌금 명목으로 납부했던 금액을 되돌려주는 셈이라면서, 합의각서의 정당성을 인정한다면 임직자들이 타교회로 이명할 때마다 임직 헌금을 돌려줘야 하는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문우강 장로 / 순복음송파교회]
"만약 이 합의가 정당화 된다면 한국교회마다 이명을 할 때마다 합의금을 주어야하는 나쁜 선레를 남기게 됩니다."
지난 5일 열린 '송파순복음교회를 사랑하는 모임' 기자회견.
반면, 이명 장로 측은 "지급받기로 한 금액은 장로 임직 시드렸던 감사헌금과는 전혀 상관없다"며 "당시 장로 뿐만 아니라 성도 300여 명이 함께 교회를 옮겼기에, 교회 분립에 대한 지참금 성격"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당시 소속 교회를 옮긴 것은 담임목사 청빙 문제로 교인 수가 절반으로 줄어 든 상황에서 교회를 살리기 위한 결정이었다"며 금전적 이득을 위한 합의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이명 장로 측]
"-(장로) 15명이 가고 성도들이 3~400명이 가는데...그 지참금 비슷하게 생각하면 쉬울 거예요. -작은 분립이에요."
현재 2심까지 진행된 재판에서 법원은 모두 이명 장로 측 손을 들어줬습니다.
교회측과 장로들 간 법적 다툼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소송 과정에서 드러난 합의각서는 교회내 임직 헌금의 본질을 돌아보게 하는 등 씁쓸함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영상취재 이정우 정선택 김다솔] [영상편집 조세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