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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무서워 한국 떠날래" 불안해하는 KBL 외국선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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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무서워 한국 떠날래" 불안해하는 KBL 외국선수들

    코로나19 확산이 걱정돼 부산 KT 구단에 먼저 계약 해지를 요청한 외국인선수 앨런 더햄 (사진=KBL)

     


    "외국인선수들이 많이 불안해해요"

    지난 26일 경기도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경기에서 22득점 활약으로 고양 오리온의 68대64 승리를 이끈 외국인선수 보리스 사보비치는 공식 인터뷰를 마치자마자 구단 사무실을 찾아갔다.

    코로나19의 전염이 확산되는 한국의 상황에 대해 자세히 물어봤다.

    "평소 관련 뉴스를 챙겨보고 있다"고 밝힌 사보비치가 구단 관계자를 찾아간 이유는 공식 기자회견 자리에서 깜짝 놀랐기 때문이다. 열명 남짓한 취재진 전원이 마스크를 착용하는 모습이 낯설었던 것이다. 게다가 이날 경기는 관중없이 진행됐다.

    사보비치는 "지금 여러분들이 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것처럼 나 역시 두려운 느낌이 있다"고 말했다.

    자진 사퇴한 추일승 감독을 대신해 지휘봉을 잡고 첫 경기에서 승리한 김병철 감독대행도 "외국인선수들이 많이 불안해한다. 통역을 통해 계속 확인하고 있다. 특히 영남권 지방 원정을 갈 때 외국인선수들을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26일 고양 실내체육관에서 무관중으로 진행된 고양 오리온과 현대모비스의 경기에서 오리온 사보비치가 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KBL)

     



    외국인선수들이 느끼는 불안감은 앨런 더햄(부산 KT)의 갑작스런 귀국 결정으로 인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앨런 더햄은 코로나19의 확산이 걱정된다며 잔여경기에 뛰지 않고 곧바로 한국을 떠나 미국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구단에 스스로 계약을 해지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계약 불이행시 추후 KBL 구단과의 계약이 어려워질 수 있지만 더햄은 그마저도 감수하겠다는 것이다.

    "건강이 먼저인데 막을 명분이 없었다"는 게 KT 구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KT의 다른 외국인선수 바이런 멀린스 역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불안한 마음에 경기에 뛰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구단의 설득으로 마음을 돌리기도 했다.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은 "외국인선수들끼리 코로나19와 관련해 서로 연락을 주고 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사보비치가 구단 관계자에게 한국을 떠나고 싶다고 말하지는 않았다. 한국의 상황을 재차 확인하면서 걱정된다는 입장을 전한 것이다.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등 감염 예방책을 철저히 지키면서 예전과 다를 바 없이 시즌을 보내는 외국인선수들도 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확산이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고 한국을 떠나는 선수가 생기면서 불안감을 느끼는 선수들은 더 많아질 수 있다.

    만약 외국인선수가 떠날 경우 당장 대체 선수를 구하기는 어렵다. 시즌 막판인데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일자리를 찾기 위해 한국을 찾을만한 외국인선수는 많지 않을 것이다.

    각 구단은 선수단의 안전 관리를 위해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

    숙소 폐지를 원칙으로 삼고 있는 KBL도 구단과 선수가 원할 경우 한시적으로 숙소 생활을 허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외부 이동 동선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기 때문이다. 부산과 울산, 창원 등 영남권 원정을 준비하는 구단은 비용이 더 들더라도 더 안전한 호텔을 찾고 더 나아가 식사도 가급적 바깥이 아닌 호텔 안에서 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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