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겸 전 MBC 사장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미래통합당이 4·15 총선 경남 김해갑 지역구에 박근혜 정부 시절 MBC 대표이사를 지냈던 김장겸 전 사장을 내보내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6일 확인됐다.
김 전 사장의 경우 노조 탄압 혐의가 인정돼 지난해 1심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만큼 강행할 경우 당 안팎에서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공관위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김 전 사장 전략공천을 논의했지만 아직 최종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면서 "공천을 하거나 경선을 붙이더라도 공관위의 원칙적 기준이 깨질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공관위 내부에서는 김 전 사장에 대한 법원 판단이 문재인 정부의 정치적 탄압에 의해 이뤄졌다는 이유로 별도의 배려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같은 이유를 주장할 수 있는 후보가 당내에 상당한데 김 전 사장에게만 특혜를 주면 형평성에 어긋날 수 있고 그럴 경우 공관위 신뢰에도 흠집이 잡힐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나온다.
앞서 김 전 사장은 지난해 2월 노조지배·개입을 위한 부당전보와 노조 탈퇴종용, 노조원 승진배제 등의 혐의로 서울서부지법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김 전 사장이 MBC 경영을 맡던 지난 2017년 제1노조 조합원 9명을 회사 본사 밖으로 격리하기 위해 신사업개발센터 등으로 보낸 사실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을 위반했다고 판단된 것.
또 김 전 사장이 보도본부장 시절 안광한 전 사장 등과 함께 제1노조 조합원 28명을 부당전보하는 데 적극 개입했던 사실도 법원에서 인정됐다.
당시 재판부는 "김 전 사장 등은 노조 활동을 기준으로 삼아서 인사를 했고 방송을 시청하는 국민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센터에 간 PD, 기자, 아나운서 등 상당수가 전문성을 갖췄다고 볼 수 없고 사실상 경력이 단절됐다"며 "MBC가 다시 PD 등을 채용하는 등 인력이 비효율적으로 운용됐다"고 지적했다.
김 전 사장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고 현재 2심 재판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동시에 자신이 MBC 측에 부당해고를 당했다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지만 이는 법원에서 기각됐다.
통합당은 1심에서 집행유예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공천이 불가능하다.
다만 김 전 사장이 받은 노동관계법의 경우 당규에 규정된 혐의 적용 대상에 빠져 있다. 당규는 살인, 강도, 뇌물, 사기, 횡령, 정치자금법, 공직선거법, 그리고 성범죄, 음주운전 등의 혐의로 원칙을 제한하고 있다.
미래통합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에 참석하며 기자 질문을 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이런 전력 때문에 언론계, 노동계 등에서는 김 전 사장의 정치권 진출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왔다. 앞서 통합당 전신인 자유한국당 미디어특별위원회에서도 김 전 사장을 한때 영입하려다 철회했었다.
통합당이 지난 정부 '방송 탄압'을 상징하는 인물 가운데 하나인 김 전 사장을 전략공천할 경우 적폐 프레임 부활로 전국 선거 구도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박근혜 전 대통령 옥중편지로 통합당과 이른바 '태극기 세력'의 연대 가능성이 거론되자 '도로 새누리당'이란 조소가 당 안팎에서 나오는 가운데 촛불과 적폐의 대결구도는 40여일 남은 선거판에 악재가 될 수 있다.
아울러 김 전 사장이 세월호 참사 당시 뱉었던 부적절한 발언은 '막말'에 엄격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던 공관위 원칙에 배치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공관위는 최근 5·18 망언 논란의 당사자인 김순례(비례) 의원과 소셜미디어에 욕설이 포함된 글을 공유했던 민경욱(인천 연수을) 의원을 각각 공천에서 배제한 바 있다.
김 전 사장은 보도국장 시절이던 지난 2014년 4월 20일, 25일 임원 회의에서 세월호 유가족을 두고 "완전 깡패네. 유가족 맞아요?"라며 '작전 세력'이라고 부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팽목항 상황에 관해서는 "국민 수준이 그 정도다. 국가가 아프리카 수준"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가족 지원단체인 4·16연대가 지난해 그를 '보도 참사' 책임자 3명 중 하나로 지목한 이유다.
한편 김 전 사장은 이번 공천 심사에 비공개로 지원했다. 언론에는 "경남 지역에 지원했다"고 밝혔다. 그가 면접을 보기 위해 국회를 찾은 지난달 23일에는 경남 김해갑 공개 면접과 김해을 비공개 면접이 치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