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신천지 사단법인 '새하늘새땅 증거장막성전 예수교선교회' 사무소 현장점검에 나섰지만 아무런 자료를 확보하지 못했다.
그 과정에서 이단 신천지가 서울시에 두 차례 위장사무소를 내세운 사실이 드러나 고의적으로 행정집행을 방해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서울시와 동작구는 9일 오전, 동작구 소재 신천지 시설에 사단법인 사무소 현장점검을 실시했다. 해당 법인의 '재산 목록'과 '사원 명부', '총회 및 이사회 회의록', '수입 지출에 관한 장부 및 그 증빙서류' 등을 확보해 법인으로서 이행해야할 의무를 제대로 준수했는지 조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서울시는 관련 서류들을 확보하지 못했다. 시 관계자는 "비치의무가 있는 서류가 전혀 없다는 것을 확인 했다"며 "이곳에서 사무실이 제대로 운영됐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전했다.
신천지측이 밝힌 신천지 법인 사무소 내부 모습.
서울시는 앞서 두 차레나 신천지 법인 사무소 현장 점검을 시도했으나 결과물을 얻지 못했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당초 법인 등기상 주소지로 등록된 강남구 소재 사무실을 찾았으나 공실이었다"며 "이미 지난해 이전이 완료된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민법상 법인이 사무소를 이전한 때에는 3주 내 이전 등기를 해야 한다.
관계자는 "사단법인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신천지측에서 처음엔 용산소재 주소지를 밝혀 찾아가 봤으나 신축 중인 건물이었다"며 "이후 신천지측에서 다시 동작구 소재 시설을 법인 사무소라고 주장해 9일 현장점검을 나오게 됐다"고 밝혔다.
동작구 소재 해당 시설은 신천지가 공개한 관련시설 명단엔 등재돼 있지만 법인 사무소라는 내용은 밝히지 않은 장소다.
실제로 법인 사무소 현장엔 법인 현판 하나 없었다. 대신 '바이블 마음 수선소'라는 현판이 걸려있었다. '성경은 마음설명서'라는 설명에 비추어 봤을 때 성경을 통한 심리상담 등의 활동이 이뤄지는 장소로 추정된다.
시설 내부엔 커다란 칠판과 함께 50여 명이 함께 공부할 수 있는 '세미나실'이 있었다. 안쪽에 위치한 사무실은 들여다 볼 수 없었다.
신천지측이 밝힌 법인 사무소엔 법인 현판 없이'바이블 마음 수선소'라는 현판만 있었다.
같은 건물 입주자 A씨는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밤낮없이 드나들었다" 며 "찬양소리가 들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A씨는 또 "늦은 밤 까지 운영되기도 했다"며 "신천지 시설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 관계자는 "법인과 관련된 서류는 하나도 없었고, 신천지 사당센터와 겸해서 이 공간을 쓰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며 "신천지측에선 '코로나 사태로 사무실이 폐쇄돼 있어 서류를 준비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이야기하며 추후 소명자료를 제출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법인으로서 준수해야할 법정 사안에 대한 이행 여부를 보기 위해 나왔지만 관련 서류를 확보하지 못했다"며 "청문 전까지 서류 제출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미제출에 근거해 법인 취소 절차에 반영할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시는 신천지 사단법인 취소와 관련해 오는 13일 청문을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