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코로나19 무더기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구로구 코리아빌딩 앞에서 입주자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서울 구로구의 한 콜센터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80명을 넘어 90명을 찍었다. 콜센터 직원들이 서울 뿐 아니라 인천과 경기 곳곳에 거주하면서 수도권 확산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CBS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콜센터에서 일어난 코로나19 대규모 집단발생의 확진자 규모가 11일 0시 기준으로 90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서울시가 파악한 구로 콜센터 관련 확진자는 서울 62명, 경기 13명, 인천 15명"이라면서 "서울에서 발생한 최대규모 집단감염 사례"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콜센터 직원 207명 가운데 2명은 신천지 신도로 확인이 됐는데, 이들은 음성"이라며 "직원 가운데 신천지 신도가 더 있는지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시를 비롯한 각 지자체 등에 따르면, 전날 저녁 서울 양천구에서는 콜센터 직원 1명과 함께 기존 확진자의 가족 3명 등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양천구의 11~14번째 확진자다.
신월4동에 거주하는 60대 부부는 기존 직원 40대 확진자의 부모, 신정4동의 53세 여성 확진자는 또 다른 직원의 언니다. 신정7동 거주 40대 14번째 확진자는 콜센터 직원이다.
관악구에서는 오후 8시쯤 39세 콜센터 직원 1명과 기존 확진자 직원 가족 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가족 확진자는 모두 각기 다른 직원 3명의 가족들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현재 서울 지역 확진자는 62명으로 늘었다.
박원순 시장은 구로 콜센터에서 많은 확진자가 발생하는 것과 관련해 "수도권 내 모든 콜센터에 대한 현황 조사와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한 시점" 이라며 "우선 서울시가 운영하는 다산콜센터부터 다음주부터 직원 절반이 재택근무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또 전국 콜센터의 60%가 수도권에 몰려있는 만큼 이날 오후 콜센터 운영과 관련된 기관들과 만나 콜센터 현황과 행동수칙 공유 등 코로나19 확산 방지 대책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특히 서울,경기,인천에 확진자들이 퍼져 있기 때문에 경기도,인천시와의 공조도 더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현재 경기도,인천시와 '수도권 감염병 공동대응협의체'를 만들어 협력하고 있다"며 "긴급상황에서 자치단체들의 대응지침에 따르지 않을 경우 시설 폐쇄명령까지 내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인천은 15명, 경기에서는 13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경기 의정부의 첫 코로나19 확진자도 구로 콜센터 직원이다.
인천에서는 구로 콜센터 직원과 바로 옆테이블에서 식사를 했던 50대 남성이 확진판정을 받아 보건당국이 직접적인 연관성에 관한 2차 심층 역학조사를 진행중이다. 인천 미추홀구의 한 식당에서 지난 6일 식사를 한 이 남성은 이튿날 증상이 나타나 지난 9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두 사람은 별다른 친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로 콜센터 직원 상당수가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을 한 가운데 마을버스 운전기사인 한 직원 확진자의 가족도 코로나19 확진 판정됐다. 서울 금천구 독산역을 중심으로 운행되는 금천 01번 마을버스 운전기사로, 해당 노선은 멈춰섰고, 동료 운전기사 등 57명 전원이 자가격리 조치됐다.
구로 콜센터 확진 직원은 모두 건물 11층에서 근무를 한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추가 진단 검사에 따라 확진자가 늘어날지 관심이 쏠린다. 콜센터는 건물 7~9층에도 자리하고 있으며 이를 포함하면 600~700명 정도가 근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