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서울 강남갑에 공천 받은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가 3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21대 총선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북한 고위급 외교관 출신 탈북자로 미래통합당 4·15 총선 공천을 받은 태영호(주민등록상 이름 태구민) 서울 강남갑 후보가 선거대책위원장으로 거론되는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에게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태 후보는 15일 배포한 입장문에서 김종인 전 대표를 향해 "변명으로 일관할 것이 아니라 깔끔하게 사과하시는 게 신사적이다"라고 밝혔다.
최근 김 전 대표가 언론 인터뷰에서 태 후보 강남 공천이 '국가적 망신'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제기된 뒤 정식 인터뷰가 아니었고 타인의 의견을 인용했을 뿐이라고 해명한 데 대한 반응이다.
태 후보는 자신을 두고 "남한에 뿌리가 없는 사람"이라던 김 전 대표 발언을 소위 '뿌리론'이라고 규정하며 "대한민국 국민으로 의무와 권리를 갖고 정정당당히 살아가는 탈북민들과 실향민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말"이라고 썼다.
이어 "김 전 대표는 저와 강남주민들에게 상처를 주었고, 헌법에 담긴 다양성의 가치를 순혈주의로 부정했다"며 "출생지를 우선으로 하는 순혈주의는 통합과 국제화 시대에 맞지 않는 폐쇄적 사고다. 다양성을 부정하는 획일주의와 폐쇄주의에는 당당히 맞서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가 지역구 후보가 아닌 비례대표에 더 적합하다는 것도 자유민주주의 선거의 기본 가치를 훼손하는 말이 아닐 수 없다"며 "자유민주주의 선거에서 그 자격에 대한 판단과 결정은 오직 국민, 유권자들이 할 뿐"이라고 적었다.
또 "경호문제 때문에 지역구 출마가 적합하지 않다는 논리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경호문제에 대해서는 테러의 위협을 무릅쓰고 출마한 저 자신이 제일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비례대표가 아닌 지역구로 출마한 이유에 대해서는 수 차례 밝혔다"며 "북한 출신 최초 지역구 후보지만, 자유민주주의 선거를 통해 당당히 유권자의 선택을 받음으로써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전 세계에 알리고 통일 한국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