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캡처=CBS방송)
코로나19 확산에 거의 완벽하게 대응한다고 해도 미국인 20만명이 사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백악관에서 잇따라 나오고 있다.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데보라 벅스 조정관은 30일(현지시간)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에 거의 완벽하게 대응해도 10~20만 명이 사망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는 160만명에서 220만명이 사망할 수 있다는 전망은 확산 방지를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전망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가 말한 160~220만명 사망 가능성은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연구진이 보고서를 통해 제시한 바 있는 숫자다. 미국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을 때를 가정한 숫자다.
벅스 조정관은 그러나 "우리가 다함께 거의 완벽하게 (대응)한다면 10만~20만의 사망자 범위에 이를 것이고 우리는 그마저 원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전날 역시 TF 소속인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도 CNN과 인터뷰에서 미국에서 10~20만명이 사망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백악관 TF의 핵심 멤버들이 잇따라 이 같은 암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는 것은 미국인들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팬데믹에 대응하라는 신호를 주기위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미국 언론들은 이틀 연속 나오고 있는 두 사람의 전망치를 헤드라인으로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벅스 조정관이 이날 "이제는 (국민) 모두가 5명에서 50명, 500명, 5천명으로 매우 빨리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할 것으로 본다"고 말한 부분도 강조하고 있다.
벅스 조정관은 이전에도 뉴욕 뿐 아니라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등도 많은 희생자들이 나올 수 있다고 여러 차례 경고해 왔다.
뉴올리언스는 안팎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말부터 일주일간 초대형 야외 축제 '마디그라'를 강행한 바 있다.
백악관에서 암울한 수치를 공개리에 거듭 제시하고 있는 또 다른 목적은 혹시라도 지금의 코로나 사태가 그 정도의 대재앙으로 번질 때를 가정한 일종의 출구전략 마련 차원일 수도 있다.
이는 코로나사태 초기에 소극적으로 대응해왔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책임 부분을 희석시키는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도 보인다.
트럼프 대통은 그 동안 코로나19 전염이 미국에서 빠른 속에서도 전염되는 속에서도 잘 통제되고 있다거나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미국민들이 일상으로 빨리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해 왔었다.
하지만 전날 백악관 브리핑에서는 TF 구성원들이 경고한 것처럼 "우리가 코로나19에 훌륭하게 대응하고 있기 때문에 사망자가 10만~20만 사이로 나올 수 있다"고 말하는 등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