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혼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두 강대국인 미국과 중국이 티격태격 자존심 싸움을 벌이면서 감정의 골을 깊게 파고 있다.
이번에는 미국 정보기관이 중국이 코로나19 수치를 믿을 수 없다고 결론 냈다는 언론보도가 양측 싸움의 촉매제가 되었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미 정보당국이 중국이 코로나19 발병 건수와 사망자 수를 실제보다 적게 보고해 상황을 은폐한 것으로 결론내렸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3명의 당국자를 인용해 발병 건수와 사망자에 관해 중국이 공개적으로 발표한 내용은 불완전하고 고의적이고 중국이 제시한 수치는 가짜라고 결론 냈다고 보도했다.
데비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조정관도 전날 언론 브리핑에서 "의료계는 중국의 자료를 '실제 예상보다 더 작은 것'으로서 해석한다"고 말하는 등 중국 당국이 발표하는 코로나19 통계에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중국은 초기 대응실패와 잦은 통계방식 변경이 불신의 단초를 제공했지만 통계를 '마사지'했다는 서구의 시각에 대해서는 단호히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정보기관이 중국의 수치가 가짜라고 하자 발끈하지 않을 수 없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일 브리핑에서 "미국이 중국에 책임을 떠넘기려 한다"며 "중국은 은폐한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화춘잉 대변인은 이어 "계속 거짓말을 하면 더 많은 시간을 낭비하고 더 많은 생명을 앗아갈 것"이라면서 "미국은 코로나 19 방역에 집중하고 미국인의 생명을 구하는데 전력을 다하라"고 촉구했다.
중국의 관영언론인 글로벌타임즈도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21만명을 넘어서고 사망자 숫자도 중국보다 많아진 시점에서 이런 보도가 나온 것은 너무 의도가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양국은 코로나19의 기원 등을 놓고 이미 몇차례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인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로 부르고, 마이크 폼에이오 국무장관은 '우한 바이러스'라고 명명해 중국측의 자존심에 생채기를 냈다.
중국 외교부 자오리젠 대변인은 코로나19의 기원을 연구하라는 시진핑 주석의 지침이 언론을 통해 대서특필되던 시기에 아무 근거없이 미군이 우한에 바이러스를 옮겨왔을 수 있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미중의 대립은 미국에 주재하는 중국 기자들을 외교사절단으로 간주하고, 이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에 있는 미국 기자를 추방하는 사태로 이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