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 (사진=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보건기구(WHO)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시킨데 대해 예상대로 강한 우려를 표시하고 나섰다.
중국 외교부 자오리젠 대변인은 15일 "미국의 결정은 WHO의 능력을 약화하고 국제 방역 협력을 해치며 세계 각국, 특히 능력이 취약한 국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비판했다.
자오 대변인은 WHO가 세계 공공보건 위기에서 대체 불가능한 역할을 했으며, 특히 코로나19 발생 이후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의 지도하에 국제 방역 협력의 중심 역할을 해왔다고 WHO에 대한 지지 입장을 확실히 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자신의 책임과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고 WHO가 방역을 이끄는 것을 지지할 것을 촉구했다.
자오 대변인은 중국이 WHO에 자금 지원을 늘릴지를 묻는 질문에는 "중국은 이미 WHO에 2천만 달러를 제공했다. 중국은 상황의 필요에 따라 관련 문제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WHO의 중국 편향을 비판하면서 코로나 사태에 대한 대응실패와 은폐에 대한 미국 정부 차원의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자금지원 중단을 선언했다.
WHO가 중국으로부터 나오는 보고들에 대해 제대로 조사했더라면 코로나19가 보다 더 억제되고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WHO가 코로나19에 대한 중국의 허위 정보를 조장함으로써 보다 광범위한 확산을 초래했다는 비판도 빼놓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은 중국보다 10배 가량 많은 4억 달러 가량의 지원금을 내고 있어 지원 중단이 장기화 되면 WHO의 재정난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WHO가 중국 편향이라는 지적이 있었지만 미국이 이를 빌미로 자금 지원 중단을 결정하자 비판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을 내고 "지금은 바이러스와 그로 인한 충격적인 결과를 막기 위해 국제사회가 연대해 협력해야 할 때"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비판했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도 "WHO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미국의 발표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며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에 대해 미국이 매우 이기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지적해다.
아프리카연합(AU)의 집행위원장인 무사 파키 마하마트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어느 때보다도 세계는 코로나19 대응을 이끄는 WHO의 지도력에 의존하고 있다"며 미국 정부의 결정에 유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