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국회의원선거 투표가 종료된 1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사무원들이 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전 세계가 코로나19 방역과 함께 치러지는 한국의 4·15 총선에 주목했다.
주요 외신들이 지난 15일 코로나19도 막지 못한 투표 열기를 보도한 가운데 영국의 한 도박 사이트에서는 한국 총선 결과에 따른 베팅이 이뤄졌다.
회원들은 최다 의석수 소수정당, 더불어민주당·더불어시민당(이하 더민주·더시민)의 과반 의석 달성 여부, 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이하 통합당·한국당)의 의석수 예측 등을 주제로 내기를 했다.
최다 의석수 소수정당은 62.11%로 정의당이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고, 더민주·더시민의 과반 의석(151석)은 94.34%라는 압도적 비율로 예측됐다. 마지막 주제에서는 참여자들 중 78.74%가 통합당·한국당이 101석 이상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배당금이 거액은 아니었지만 전 세계적으로 총선 과정뿐만 아니라 결과에까지 뜨겁게 관심이 쏟아졌다는 방증이다.
그렇다면 외신은 물론이고 도박사이트까지 한국의 4·15 총선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운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히 한국이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세운 '놀라운' 선거 모범국이라서 그런 것만은 아니다.
(사진=smarkets 홈페이지 캡처)
여기에는 코로나19 대응과 정치 사이 긴밀한 상관관계가 있다. 현재 코로나19 팬데믹을 맞이한 각국은 한국을 통해 방역 평가가 어떤 정치적 결과를 낳는지 관전하고 있다. 일종의 시험대인 것이다.
결국 집권 여당인 더민주·더시민이 180석을 차지해 압승하면서 첫 사례가 탄생했다. 통합당·한국당은 103석 확보에 그쳤다.
오세제 서강대학교 현대정치연구소 선임연구원은 16일 CBS노컷뉴스에 "사실 코로나19 이슈 때문에 정책 대결도 제대로 되지 않고 다 묻혔다. 그렇기에 집권 여당의 방역 성공이 정치적 승리로 이어진다는 것을 증명한 첫 사례"라고 전했다.
이어 "코로나19는 세계 공통의 변수인데 선거를 미루거나 취소한 외국에서는 방역의 성공이 과연 정치에 어떻게 작용할지 '미지수'였다. 그런데 한국 총선을 통해 검증이 됐다. 반대로 말하면 방역을 못한 여당은 '심판'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방역 결과와 별개로 국민들은 재난 상황에서 강한 국가를 원한다는 선례가 될 수도 있다.
한양대학교 김성수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번 선거로 위기에는 정부에 힘을 몰아줘야 한다는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다. 똑같이 코로나19를 겪고 있는 각국 정부, 여당에도 이런 명분이 생긴다"며 "방역과 관계없이 코로나19 '위기'를 내세워 잘못도 덮고, 정권 유지를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 언제나 위기에는 집권 여당이 유리한 이유"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