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미국 오하이오주 주정부 청사 앞에서 코로나19 관련 규제 철폐를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NBC 캡처)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사회적 거리두기' 등과 같은 코로나19 지침 완화를 놓고 정치게임을 벌이고 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오전 11시 21분 '미네소타를 해방시키라(liberate)'를 글을 올렸다. 22분에는 미시간을 해방시키라는 글을 각각 올렸다.
미네소타주와 미시간주는 민주당 주지사가 주정부를 이끌고 있는 곳이자, 코로나19 사태 때 트럼프 대통령과 주지사들이 마찰을 빚은 주이기도 하다.
그리고 최근 코로나19 심각성이 다소 완화된 틈을 타서 백인 우월주의자들로 보이는 일단의 무리가 경제 정상화를 촉구하며 시위를 벌였던 곳이기도 하다.
당시 시위에서는 두 주의 주지사를 '감금하라(lock up)'는 섬뜩한 구호도 나왔다.
이런 주들을 향해 대통령이 '해방시키라'고 촉구한 것이다.
따라서 매우 자극적이며 선동적인 글귀로 읽힌다.
'해방시키라'는 것은 코로나바이러스라는 제약에서 자유를 찾게 하라는 뜻도 되지만 주지사의 억압에서 해방시키라는 의미도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만약 시위에 나섰던 백인 우월주의자들을 향한 메시지라면 대통령이 시위대의 봉기를 배후에서 조종한 셈이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시 25분에는 "버지니아를 해방시키라. 수정헌법 2조를 수호하라. 수정헌법 2조가 포위됐다"는 글을 올렸다.
수정헌법2조는 총기 소유 자유 및 휴대의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버지니아주의 주지사 역시 민주당 출신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트럼프가 코로나 지침에 반대하는 시위를 조장하면서 주지사들에게 경종을 울렸다"고 보도했다.
제이 인슬리 워싱턴주 주지사는 성명을 통해 "대통령의 트윗이 폭력사태와 코로나 감염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행정부가 코로나바이러스는 치명적이며 지침이 풀릴 때 까지 가야할 길이 멀다고 하면서도 대통령은 반란을 선동하고 거짓말을 퍼뜨리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미국의 재개'라고 이름 붙인 경제 정상화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새로 공개했다.
이 지침은 코로나19의 사태 완화 추이에 따라 개인과 기업, 학교와 병원 등 공공시설, 체육관, 술집 등이 3개의 단계별로 취할 수 있는 행동요령을 담고 있다.
그러면서 각 단계별 가이드라인 적용과 시행의 주체는 주지사들이라며 그들에게 재량권을 부여했다.
그러나 코로나 지침 완화를 요구하는 시위대에 지방 정부의 지침을 따르라고 타이를 의향이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대들이 내 말을 듣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시위대들은 나와 같은 사람들이다. 내 생각도 같다"며 묘한 여운을 남겼다.
한편, 대통령의 트윗에 언급된 버니지아주의 랄프 노탬 주지사는 "트위터 전쟁에 발을 담글 만큼 한가하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