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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교사 "난 마녀사냥 피해자"…호소문도 빈축



사회 일반

    울산 교사 "난 마녀사냥 피해자"…호소문도 빈축

    SNS에 "마녀사냥 힘들다" 심경글 올려 논란 재점화
    잘못 인정하고 사과했지만…언행은 '실수'로, 자신은 '피해자' 명명
    '맘카페'와 '네이트판' 저격…"실명제 서명운동 진행"
    업무 배제라더니 체육 교사와 교체? 교육청 "사실무근, 직위해제까지 고려"

    교사 A씨가 유튜브에 올린 과제 영상.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성희롱 논란에 휩싸인 울산 남교사가 SNS에 심경글을 올려 또 한 번 도마 위에 올랐다.

    업무 배제된 것으로 알려진 교사 A씨가 심경글을 통해 자신이 체육 교사로 배정됐다고 알렸을 뿐 아니라 현재 상황을 '마녀사냥'에 비유해 억울함을 호소했기 때문이다.

    A씨는 29일 자신의 SNS에 장문의 글을 게시해 "많이 힘들고 아프다. 마녀사냥이 남의 일인줄 알았다. 하지만 정말 이건 아니다. 왜 연예인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지 알 것 같다"라고 스마트폰 메신저, SNS 등으로 쏟아지는 욕설에 힘든 심경을 드러냈다.

    초등학교 1학년 담임 교사인 A씨는 최근 온라인 수업에서 학생들에게 '속옷빨기' 숙제를 시킨 후, '이쁜 속옷', '공주님 속옷 이뻐요' 등의 댓글을 달았다. 1년 전에도 동일한 숙제를 내주고 제목에 '섹시팬티'라는 단어를 넣어 영상을 올려 여자 초등학생들에 대한 성적 대상화를 일삼았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개인 블로그에 지속적으로 여성 대상 성적 농담과 사진을 올린 사실도 알려져 초등학교 교사로서의 자질 문제까지 제기됐다.

    A씨는 이에 대해 "좋은 댓글도 많이 달았는데 '섹시'라는 표현을 쓴 것, '성인지 감수성' 떨어진 것도 잘못했다. 예전에 (블로그에) 올린 '누드김밥', '브란감'(불안감과 여성 속옷인 '브라'의 발음이 비슷한 것을 차용한 말), '단톡방 후배님 아재개그' 다 잘못했다"라고 사과했다. 글 말미에는 자신의 언행으로 피해를 본 학생 및 지인들을 일일이 호명하며 다시 한 번 사과를 전했다.

    이어 "앞으로 교육자로서 말과 행동을 더욱 조심하겠다. 직접적으로 상처 받은 분들이 그렇게 많다면 제가 교직을 그만두겠다. 우리반 학부모에게도 만나서 사죄할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도 온라인에서 자신을 비판하는 학부모 및 네티즌들에게 반감을 드러냈다. 누구나 '실수'를 하고, 자신은 또 다른 피해자라는 주장이다.

    A씨는 "더 이상 익명의 네티즌이 한 사람을 죽음으로 내모는 '마녀사냥'을 지켜볼 수 없어서 이 글을 올린다. (나는) 아이들과 세상 사람들과 나누면서 살려는 한 명의 일개 교사"라며 "일부 부모님들로 인해 교사와 선량한 대한민국 국민이 다치는 것을 지켜볼 수 없다. '맘카페'나 '네이트판' 같은 곳이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든다는 것을 모두가 안다"라고 비판했다.

    초등학교 1학년 제자에게 팬티 세탁 숙제를 내고 성적으로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했던 교사가 29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 일부. (사진=연합뉴스)

     

    '교직을 관두겠다'고 언급했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의 언행을 '실수'로 정의하면서 다시 아이들과 만날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A씨는 "이번 일은 제가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해서 생겨난 잘못이다. 성폭력 연수 더 많이 받겠다. 코로나19 끝나면 집합연수 받겠다"면서 "내가 실수 한 두개 해도 1년 간 농사 잘 지을 수 있다. 우리반 아이들 다른 어떤 친구들보다 사랑할 수 있다. 실수 인정하고 해당 부모님께 사과하고, 더 좋은 방법을 모색하면 된다"라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A씨가 울산교육청과 경찰 측에 '사직' 의사를 밝히는 과정에서 '체육 교사'로 배정됐다고 알려 또 다시 논란이 재점화됐다. 분명히 교육청·학교 측이 모든 업무에서 제외했다고 밝혔지만 실상은 다른 교과를 담당하게 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쏟아진 것이다.

    A씨는 울산교육청과 경찰을 향해 "내가 교직 그만두면 여러분이 수고로운 절차 안해도 된다. 교사가 아이들 곁을 떠나고 함께 할 수 없는데 정직이든 감봉이든 받고, 생활하고 싶지 않다"며 "우리 학교에서 체육 교사 배정됐다. 아이들이 '섹시팬티 변태교사'라고 생각할텐데 무슨 교육이 이뤄지겠나. 나를 징계 내려 다른 학교로 전근 보내면 마무리 되나. 내 발로 당당하게 나가겠다"라고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A씨는 자신과 같은 피해자 발생을 막기 위해 '맘카페'와 '네이트판' 실명제 서명운동을 진행한다면서 관련 링크를 첨부했다.

    소식을 접한 울산교육청 측은 난감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A씨의 담임 자리에 대신 투입된 교사가 체육 담당 교사였던 것은 맞지만 A씨를 그 자리에 배정한 적은 없다는 입장이다.

    울산교육청 관계자는 29일 CBS노컷뉴스에 "초등학교에서는 체육, 영어, 예체능 쪽 교과 교사들이 비담임인 경우가 있다. 체육 전담 교사가 A씨가 맡았던 학급의 새로운 담임 교사가 됐다. 하지만 A씨는 아직 교원 신분을 유지하고 있을 뿐, '교체' 개념으로 체육 교과에 배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미 A씨는 학생 지도, 수업 등 모든 학교 업무에서 배제됐고, 교육청 판단을 거쳐 직위 해제까지도 가능하다.

    울산교육청 관계자는 "체육 교사 공백이 생겼으니 (A씨가) 자연스럽게 교체됐다고 착각을 한 것 같다. 경찰 수사 통보가 교육청 쪽으로 오는데 결과에 따라 직위 해제까지 고려 중"이라며 "학생과 연관된 모든 업무는 사실상 끝났고, 이 같은 의견 표출을 자제해달라고 당부드렸는데 안타깝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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