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 코로나 대출 자금이 다 소진됐다고 나와서 너무 놀라 신용보증재단 담당자한테 전화를 했어요. 3월 19일에 신청을 했고 4월 28일에 약정서를 쓰고 천 만원을 대출 받기로 했는데 자금 소진 때문에 취소되는 거 아니냐고 물어봤죠. 재단에서는 며칠 내로 은행에서 전화 갈거라고 하는데, 그냥 기다리면 되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지역이나 지점마다 다른 것도 같고요. 이것 마저 안되면 폐업해야죠..."
1차 코로나 대출이 바닥났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대출은 이미 신청했는데 자금을 받지 못한 자영업자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보증을 받은 사람은 기다리면 받을 수 있는 건지, 2차 코로나 대출 전에는 어떤 방법이 있는 건지 궁금증은 솟아나는데 이렇다 할 명확한 방법은 모르겠다는 하소연인데요. 금융당국과 중소벤처기업부, 지자체들에 대안을 물어봤습니다.
연1.5% 초저금리의 1차 코로나 대출 (자료=금융위원회 제공)
1. 1차 코로나 대출이 중단?코로나 대출이 중단됐다, 자금이 소진됐다고 하는 그 대출의 정확한 명칭은 '소상공인진흥공단 경영안정자금'입니다. 정부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저신용자(신용등급 7등급 이하)를 대상으로 소상공인진흥공단 경영안정자금, 중신용자(4~6등급)를 대상으로는 '기업은행 초저금리 대출'을, 고신용자(1~3등급) 대상으로는 '시중은행 이차보전 대출 상품'을 운영해왔습니다. 모두 대출금리 연 1.5%의 초저금리로요.
이 가운데 중신용자와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상품의 자금을 다 썼다는 걸 의미합니다. 중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기업은행의 상품은 지난 달 말 마감됐고요. 소진공의 경영안정자금은 어제(6일) 오후 6시를 끝으로 종료됐고요.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시중은행의 이차보전 대출 상품은 여전히 운영 중입니다. 하지만 자영업자 가운데는 고신용자가 많이 없는만큼,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 상품의 자금이 바닥 났으니 그만큼 청천벽력 같은 거죠.
정부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동안 소진공과 기업은행으로부터 밀린 대출 신청 물량을 소화해야하는데다 2차 대출 프로그램도 준비해야하기 때문에 '당분간 멈춤'은 불가피하다는 거죠. 전산망을 연결해야 하고 현장 세부지침도 마련해야 하는 등 준비 작업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2. 1차 신청했는데 받지 못한 자영업자들은요?한시가 급한 자영업자들은 두 달이 넘게 기다렸는데도 1차 코로나 대출이 이렇게 종료되면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다며 당혹스러워합니다. 기사를 보고 스스로 은행이나 신용보증재단에 물어야만 했죠. 아무도 안내해주지 않으니까요.
우선 정부는 지난 달 29일 <소상공인 2차="" 금융지원="" 프로그램="" 세부="" 추진="" 계획="">을 통해 1차 코로나 대출을 차질 없이 마무리한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소진공에 경영안정자금을 신청했는데 처리가 되지 않은 건 가운데 2조원 규모는 5월 중 시중은행으로 이관해 처리할 예정이고요.
담당 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는 소진공 경영안정자금 신청자를 원칙적으로 ①3월 27일 09시 이후에 보증을 받은 사람 ②3월 27일 09시 이전에 보증을 받은 사람 두 부류로 나눕니다. ①의 경우 한도가 2천만원까지고 ②의 경우 한도가 7천만원까지입니다. 양쪽 모두 당시에 받았던 보증서 금액 그대로 유효합니다. 다시 신청하거나 그럴 필요는 없고, 자신이 보증 받은 금액을 은행에서 확인할 필요는 있고요.
다만 이런 경우가 있습니다. 27일 09시 이후 신청자는 한도가 2천만원인데 지역 상황에 따라 그 이상을 보증한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한도가 2천만원으로 줄어듭니다. 그러니까 27일 09시 이후에 지역 신보를 통해 2천만원 넘게 보증을 받았다 해도 2천만원까지만 대출이 가능합니다.
그래픽=김성기 기자
3. 2차 대출 상품은 언제? 조건은?2차 대출 상품은 1차 때보다 여러모로 조건이 좋지 않습니다. 금리가 더 올라가고 한도도 적습니다. 금리는 연 3~4%, 대출한도는 1천만원으로 통일됩니다.
대신 신청 절차는 간단해졌습니다. 접수창구를 6대 은행(신한, 국민, 우리, 하나, 기업, 농협)으로 한정해서 '원스톱' 서비스를 받게 했고요. 지원대상도 모든 소상공인으로 확대했습니다.
신청은 이번달 18일부터 시작됩니다. 이날부터 사전 접수를 받아서 25일부터 심사를 하게 되죠. 1차 코로나 대출을 받은 분들은 2차 코로나 대출을 중복 신청할 수 없습니다.
걱정인 건 ①저신용자들이 은행 창구에서 소외되지 않을까 하는 부분과 ②2차 프로그램이 예정된 일정대로 시작될 수 있느냐 하는 부분입니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어제 (6일) '금융 리스크 대응반 회의'를 열고 이 점에 대해 특별히 언급하기도 했죠. "저신용자의 소상공인 대출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대안을 찾아보고, 예정된 일정대로 상품이 공급될 수 있도록 전산개발 등 위탁 보증 관련 제반 준비를 철저히 해달라"는 주문이 그것입니다.
그래픽=김성기 기자
4. 지자체 대출도 '포화 상태' 또는 '잠시 멈춤'그래서 주목 받는게 지자체의 금융상품입니다. 하지만 실상은 포화 상태거나 잠시 멈춤 상태였습니다. 대표적으로 서울시와 경기도의 대출 상품을 살펴봤습니다. 서울시는 '코로나19 피해기업 긴급경영안정자금', '서울형 골목상권 119 긴급자금', '서울형 이자비용 절감 대환자금' 등 세 가지 상품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우선 '코로나19 피해기업 긴급 경영 안정자금'은 코로나19 확진 피해기업과 직간접 피해기업에 1~1.8%대의 저금리로 대출을 해주는데요. 당초 확보한 5천억원이 두 달 만에 소진돼 3천억원을 추가 투입해 지원하고 있고요. '서울형 골목상권 119 긴급지원'도 업체당 1.2%의 저금리로 2천만원까지 지원해줍니다. '서울형 이자비용 절감 대환자금'도 15% 이상의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고 있는 저신용 소상공인(4등급 이하)에 대해 업체 당 3천만원을 1.5% 수준의 저금리 대출 전환자금으로 지원하는데요.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도 접수가 많이 돼 있는데다 그렇게 여유가 많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법상 기본재산의 15배를 넘게 보증을 서면 안되는데, 거의 육박한 상황이라는 거죠. 전년도 말 기준으로 서울신용보증재단의 보증이 4조 정도였는데 올해 코로나 여파로 5조 정도가 나가서 기본재산의 거의 14배까지 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현재의 특수한 상황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경기도도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신용등급 7등급 이하인 저신용자를 위한 '극저 신용대출' 1차 접수를 했는데요. 연 1% 이자, 5년 만기로 무심사 대출은 50만원, 심사를 통한 경우는 300만원 한도로 대출을 하는 상품이었는데요. 4월 10일부터 접수를 받아 17일까지 종료한 상탭니다. 2차 접수를 5월 중으로는 실시한다고는 하지만, 도청 관계자는 아직까지 확정된 게 없다고 말했습니다. 정부의 코로나 대출 공백을 지자체도 메우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미소금융 (자료=서민금융진흥원)
5. 그럼 한 달이 넘을지 모르는 '대출 공백'은 어떻게 하죠?1차 코로나 대출이 끝나고 2차 코로나 대출이 시작되기 전 '대출 공백' 기간에도 소상공인진흥공단과 지역 신용보증재단에서는 원래 통상 업무대로 대출을 진행합니다. 코로나로 인한 정책 자금인 초저금리 1.5%의 긴급 경영안정자금만 중단되는 거죠. 소진공을 방문해서 확인증과 추천서를 받은 뒤 신보에 가서 보증서를 발급받고 시중은행에 가서 대출을 받는 소상공인 일반 대출 업무까지 중단되는 건 아닙니다. 이 일반 대출 상품은 금리는 정해져 있지 않고 개인의 신용등급에 따라 각자 다르고요. 초저금리의 1차 코로나 대출 보다는 금리가 다소 높겠죠.
정책금융상품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연 1.5%의 초저금리 대출은 아니지만 오래 기다리지 않아서 코로나 대출을 기다렸던 사람들도 이 상품들에 관심을 돌리고 있고요. 대표적으로 미소금융은 신용등급 6등급 이하 또는 차상위계층 이하 사업자에게 최대 2천만원 한도로 운영·시설자금 등을 빌려 줍니다. 연 4.5%의 금리로요. 전통시장 상인회 소속 사업자의 경우엔 상인회를 통해 한 개 점포당 1천만원 한도로 최장 2년간 연 4.5%의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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