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의 유격수 딕슨 마차도 (사진=연합뉴스)
"수비력은 메이저리그 수준이다"
롯데 자이언츠 허문회 감독은 2020시즌을 앞두고 새로 영입한 외국인선수 딕슨 마차도의 수비력을 높게 평가했다. "좌우 수비 폭이 넓고 송구 능력이 좋다. 기본기도 탄탄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마차도는 5일부터 이틀동안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0시즌 KBO 리그 KT 위즈와의 개막 첫 2경기에서 메이저리그급 수비 능력을 유감없이 선보였다.
개막전 초반 롯데 3루수 한동희가 내야땅볼을 뒤로 흘렸다. 2루 주자 로하스는 실책이 나오자 3루를 향해 뛰었다. 그런데 3루 뒷 공간으로 빠르게 달려가 공을 잡은 마차도 때문에 로하스는 자칫 3루에서 아웃될 뻔 했다.
내야안타 때 2루까지 진루한 강백호의 발이 순간적으로 베이스에서 떨어진 장면을 놓치지 않고 빠르게 태그해 아웃을 잡아낸 장면도 돋보였다. 마차도의 집중력과 수비 센스를 엿볼 수 있었다. 마차도는 본능적인 움직임이었다고 설명했다.
마차도는 6일 경기에서도 안정된 수비를 자랑했다.
작은 실수는 있었다. 롯데가 6대0으로 크게 앞선 6회말 1사 1,3루에서 황재균이 내야땅볼을 쳤다. 마차도는 앞으로 달려와 타구를 잡은 뒤 병살을 위해 먼저 2루로 송구하려고 했지만 글러브에서 공이 빠지지 않았다.
야구 경기에서 종종 나오는 장면이다. 이때 당황하지 않고 다음 플레이를 전개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차도는 침착했다. 2루 송구를 고집하지 않고 1루 승부를 선택해 간발의 차로 타자 주자를 잡아냈다.
3루 주자가 홈을 밟아 실점이 기록됐지만 귀중한 아웃카운트를 잡아내면서 추가 실점 위기를 최소화했다.
일반적으로 외국인타자를 영입할 때 타격 공헌도에 무게중심을 둔다. 롯데는 센터 라인 수비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미국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 무대에서 수비력을 인정받은 마차도를 데려왔다.
비록 이제 2경기가 끝났지만 마차도의 타격 공헌도 역시 뛰어났다. 개막전에서 결승 홈런을 때리는 등 4타점을 쓸어담았고 6일 경기에서는 1득점과 도루 1개를 기록했다.
마차도는 지난해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타율 0.261, 17홈런, 65타점을 기록했다. 예전에 비해 갑자기 장타력이 좋아졌다. 롯데는 영입 당시 체중 증량과 타격폼 교정이 파워 향상의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뛰었던 퍼시픽코스트리그(PCL)는 2019년 들어 전체적으로 홈런수가 크게 늘어났다. PCL의 홈런수 급증은 공인구의 변화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따라서 마차도의 타격 능력, 특히 파워는 시간을 두고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그래도 출발은 충분히 인상적이다.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허문회 감독은 "타격 능력이 그렇게 낮은 선수는 아니다"라며 "내가 아주 큰 선물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만약 마차도가 기대만큼의 수비력과 기대 이상의 타격을 동시에 선보일 수 있다면 반등을 노리는 2020시즌 롯데에게 큰 선물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