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신인 투수 소형준 (사진=연합뉴스)
"5회말까지는 해야 하는데…"
5회초 KT 위즈의 공격 때부터 잠실구장에 비가 내리자 소형준의 초조함도 커졌다. 마운드에서는 신인답지 않은 대담한 투구를 선보였지만 덕아웃에서는 데뷔전 승리가 간절한 19세 청년의 모습이었다.
KT의 선배 타자들은 팀이 1대2로 뒤진 5회초에만 6점을 뽑아 승부를 뒤집었고 소형준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 무사히 5회말을 마쳤다.
KBO 리그 역대 8번째 고졸 신인의 데뷔전 선발승은 그렇게 완성됐다.
KT의 1차 지명 선수로 올해 가장 주목받는 신인 소형준은 8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시즌 KBO 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5피안타 1볼넷 2탈삼진 2실점 호투를 펼쳐 KT의 10대3 승리를 이끌었다.
소형준은 1회말 2사 후 오재일, 김재환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첫 실점을 했다. 2회말에도 안타 2개를 맞고 점수를 내줬다. 하지만 3회부터 부담을 내려놓고 공을 던졌고 강력한 두산 타선은 소형준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소형준은 "처음 등판할 때 몸이 붕 떠있는 기분이었다. 1회 연속 안타를 맞은 뒤 마음을 비우고 편하게 하자고 생각해 좋은 결과가 있었다. 형들이 도와줘 이길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KT는 앞선 롯데 자이언츠와의 개막 3연전에서 전패를 당해 소형준에게는 연패를 끊고 팀의 첫 승을 책임져야 하는 막중한 부담이 있었다.
소형준은 "부담은 됐는데 형들이 편하게 하라고 조언했다. 두산은 작년 우승팀이니까 맞더라도 네 공을 던지라고 말씀해주셨다"고 말했다.
소형준은 데뷔전 등판을 앞두고 "프로에서 내 공이 통할까?"라는 걱정을 했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소형준은 "팀이 첫 승을 했고 저도 첫 승을 했다. 첫 단추를 잘 꿴 것 같다. 다음 등판이 저도 기대된다. 앞으로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KT 이강철 감독은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고졸 신인으로서 연패를 끊은 소형준의 데뷔 첫 승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앞으로 더 큰 선수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1회에는 긴장하고 몸에 힘이 많이 들어갔는데 3회부터는 힘이 빠지고 자기 폼으로 투구해서 안정감을 느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