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전통놀이 '우리 집에 왜 왔니'가 일본에서 유래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상당수 전통놀이가 일본의 영향을 받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3일 교육계에 따르면, 사단법인 한국민속학회는 최근 교육부에 '초등 교과서 전래 놀이의 교육적 적절성 분석 정책연구' 결과를 제출했다.
연구진은 전통놀이 '우리 집에 왜 왔니'가 위안부 인신매매를 묘사한 일본 노래에서 유래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
지난해 유사 논란이 일었던 일본의 놀이노래 '하나이치몬메'와는 놀이 방식에는 비슷한 점이 있지만 노래 선율이나 가사 내용은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또 '우리 집에 왜 왔니'는 충주 지역 '남대문놀이'나 광주 지역 '벌장수놀이' 등 일제강점기 전부터 지역별로 전승한 놀이와 유사하지만 '하나이치몬메'는 1930년대 후반 이후에 보급된 노래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하나이치몬메'를 위안부나 인신매매와 연관 지어 해석하는 것은 논리적 비약"이라며 "중국과 영국 등에서도 비슷한 놀이가 발견되는 등 세계적 보편성을 보이는 아동 놀이 형태"라고 결론 지었다.
'우리 집에 왜 왔니'(위)와 '하나이치몬메(花一もんめ)'(아래) 악보 비교. (사진=연합뉴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우리 집에 왜 왔니'를 포함해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 '쎄쎄쎄', 고무줄놀이, 사방치기(돌차기), 비사치기(비석치기), 끝말잇기, 연날리기, 구슬치기 등 우리의 대표적인 전통 놀이 10개의 유래를 분석했는데, 이 중 4개에서 일본 놀이와 노래의 영향이 발견됐다.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는 일본 놀이노래 '키쓰네상 키쓰네상'과 놀이 형식과 노래 운율·리듬이 매우 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쎄쎄쎄'는 일본에서 손뼉치기 놀이를 할 때 부르는 노래 '아오야마 둑에서'와 선율에 공통점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무줄놀이도 일제강점기 학교 교육 과정에서 일본식 노래가 도입된 것으로 추정됐으며, 끝말잇기를 할 때 부르는 노래의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라는 구절도 일본 동요 영향인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교과서에 수록된 놀이의 전수조사와 연구가 필요하며, 교과서 편찬 작업에 민속학자·음악학자가 참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교육부는 현행 초등 교과서에는 10개 전통놀이가 모두 실리지 않았다면서 정책연구 결과를 시·도 교육청에 공유하고, 초등 교육과정에 필요한 놀이 자료 등을 개발할 때 참고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