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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번방 성착취 온라인서 현실로…20대 지적장애女 수개월 방치한 경찰



광주

    n번방 성착취 온라인서 현실로…20대 지적장애女 수개월 방치한 경찰

    [정조박의 노컷 인사이드⑭]
    성매매 대가 가로채 다른 여성과 술 마신 '파렴치한' 20대 남성
    6개월 동안 최소 수십 차례 조건만남 강요해 수천만 원 가로채
    고의로 임신 시킨 뒤 낙태 의혹
    경찰, 증거 확보 어렵다며 소극적 태도… 수사 착수 20여 일만에 구속
    가족, 경찰 수사 촉구 잇따랐지만 수수방관
    소견서·SNS 대화 등 최소한의 증거도 확보 노력 안해
    피의자, 딸 돌려달라는 어머니에게 "가만두지 않겠다" 협박


    ■ 방송 : 광주CBS 유튜브 채널
    ■ 프로그램 : 정조박의 노컷 인사이드
    ■ 촬영 : 한세민 영상기자
    ■ 기술 : 정창원 엔지니어
    ■ 진행 : 정정섭 아나운서
    ■ 참여 : 박요진 기자
    ※ 제보는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에서 '정조박' 검색

    ◇ 정정섭 > 유튜브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광주CBS 정정섭 아나운서입니다.

    광주전남지역의 핫이슈를 깊숙이 들여다보면서도 재미있고 유쾌하게 풀어보는 시간. 정조박의 노컷 인사이드.

    시청자 여러분 구독하기, 좋아요 누르시는 거 잊지 마시고요. 오늘은 박요진 기자 혼자 나왔네요?

    ◆ 박요진 > 네. 지금 조시영 선배는 5·18 40주년을 맞아 기획기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40주년을 맞아 광주CBS에서도 의미 있는 기사를 준비하고 있는데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주시길 바랍니다.

    ◇ 정정섭 > 네. 저도 관심을 갖고 기획기사를 기다리겠습니다. 박요진 기자, 오늘은 무슨 이야기 나눠볼까요?

    (사진=광주CBS 유튜브 썸네일)

     

    ◆ 박요진 > 일단 조주빈과 강훈 이원호 등에 이어 N번방을 처음 만들었다고 알려진 아이디 갓갓을 사용한 문형욱도 최근 검거됐습니다.

    갓갓은 수사기관이 자신을 붙잡을 수 없을 거라고 조롱하기도 했는데요.

    성 착취 사건에 대한 관심이 커진 상황에서 저는 지난 2019년 10월부터 지난 4월까지 광주에서 벌어진 오프라인에서 발생한 성착취 사건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 정정섭 > 아니. 불법 성착취물을 SNS나 인터넷 사이트 등을 통해 유포한 사건도 충격적인데 오프라인에서 수개월 동안 성 착취한 사건이 발생했다는 건가요?

    ◆ 박요진 > 네. 맞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20대 남성이 지적장애가 있는 여자 친구에게 강제로 조건만남을 시킨 뒤 대가로 받은 수천만 원을 가로챈 사건입니다.

    일단 겉으로만 볼 때는 멀쩡한 연인 사이였지만 실상은 달랐습니다.

    무엇보다 피해자 21살 A씨가 IQ 55 수준의 지적 장애가 있었기 때문인데요.

    피의자 24살 B씨는 A씨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점을 노려 A씨에게 6개월 동안 최소 수십 차례 이상의 조건 만남을 강제로 시켰습니다.

    ◇ 정정섭 > 여자 친구에게 조건만남을 시키는 것도 납득이 안 되지만 성매매 대가로 받은 돈을 가로챈 사건이 6개월 동안 이어졌다는 건가요?

    피해자가 가족들과 연락이 안 되는 상황이었나요? 이렇게 오랜 기간 범행이 발생했는데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던 상황이 당최 이해가 안 되는데요?

    ◆ 박요진 > 네. 저도 가장 안타까운 부분입니다.

    사실은 가족들은 딸이 지옥 같은 처지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알고 여러 차례 경찰에 수사를 촉구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피해자 A씨가 가출과 실종 신고가 반복됐고 성매매 이력이 있다는 이유를 들어 적극적으로 수사에 나서지 않았습니다.

    ◇ 정정섭 > 충격적이네요. 그럼 처음부터 이야기를 정리해보죠. 박 기자는 어떻게 이 사건을 알게 됐나요?

    ◆ 박요진 > 네. 저는 지인으로부터 지난 3월 억울한 처지에 놓인 피해자와 가족이 있다는 제보를 받았습니다.

    이후 제보자를 만나 실태에 대해 취재했는데요.

    제보자의 진술이 모두 사실이라면 매우 안타까운 상황이었음에도 수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었습니다.

    추가 제보자와 피해자 지인들을 만나 추가 취재를 진행했고 지난달 중순 단독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사진=자료사진)

     

    ◇ 정정섭 > 가족이나 주변 지인 상당수가 이 같은 상황을 알고 있었다고 들었는데요.

    경찰이 적극적으로 수사에 나서지 않은 자세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 박요진 > 일단 피해자 A씨는 10대 때 이른바 조건만남을 하다 적발된 사례가 있었습니다.

    물론 이는 처벌받아 마땅한 사안인데요.

    문제는 피해자에게는 정상적인 판단이 어려운 지적 장애가 있었다는 점입니다. IQ가 55 수준이라는 소견서를 저도 직접 확인했는데요.

    20살이 넘었지만 유치원 수준의 정신연령이었다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쉬우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피해자를 정상적인 판단이 가능한 성인 여성으로 간주했습니다.

    이 때문에 성 착취가 아닌 성매매 사건으로 인지했고 수사가 소극적으로 이뤄지게 된 겁니다.

    제가 직접 만나거나 통화한 지인 대부분이 이야기를 나눠보면 지적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고 말한 것과 상반되는 부분입니다.

    ◇ 정정섭 > 소견서 이야기를 잠깐 했는데요. 경찰이 소견서만 확인했다면 지적장애가 있다는 사실은 쉽게 확인할 수 있었던 거 아닌가요?

    ◆ 박요진 > 네. 그렇습니다.

    기자나 언론은 수사기관과 달리 강제 수사권이 없습니다.

    경찰이 피해자의 가족에게 자료를 요청했거나 해당 병원을 찾아 협조를 요청했다면 아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었지만 최소한의 자료로 확보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 정정섭 > 하지만 보도가 나가자 경찰의 태도가 완전히 달라졌다고요?

    ◆ 박요진 > 네. 저는 사안이 사안인만큼 보도를 하기 전에 경찰들을 직접 만나 취재했습니다.

    저는 제가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이렇게 상황이 심각하고 가족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수사가 이뤄지지 않은 이유에 대해 물었습니다.

    경찰은 앞서 말씀드렸던 여러 이유를 들며 수사를 진행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 정정섭 > 피의자는 여자 친구가 조건만남을 하고 벌어온 돈으로 다른 여성들과 술을 마시면서도 자신에게 큰 빚을 져 돈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고요?

    ◆ 박요진 > 네. 복수의 지인들을 통해 피의자가 피해자가 벌어온 돈으로 주변 여성들과 술을 마신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러면서도 피해자에게는 여행 자금을 모으고 있다고 거짓말을 했고 자신에게 큰 빚을 졌는데 이를 갚기 위해 돈을 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 정정섭 > 문제는 성 착취가 피의자가 피해자에게 가한 범행의 전부가 아닐 수 있다는 점이라면서요?

    ◆ 박요진 > 네. 맞습니다.

    일단 피해자의 가족들은 딸이 피의자로부터 수차례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를 입증할 수 있는 진단서 등 일부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피해자가 여전히 피의자를 남자 친구로 여기고 있는 상태에서 처벌을 원하지 않다는 입장을 보여 혐의 입증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 정정섭 > 기사에는 조금 더 충격적인 내용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고의로 임신을 시킨 뒤 낙태를 하자 해코지를 했다는 주장인데요.

    ◆ 박요진 > 네. 일단 피해자는 최소 두 차례 이상 낙태를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제는 피의자가 고의로 임신을 시켰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점인데요.

    이 주장이 사실이라고 한다면 피의자에게 범죄 혐의가 추가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정정섭 > 경찰은 증거 확보 등 수사가 쉽지 않다고 했지만 보도가 나간 지 20여 일만에 피의자가 구속됐는데요. 앞뒤가 안 맞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 박요진 > 네 맞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경찰의 수사력을 고려할 때 의지가 그리 크지 않았다는 평가가 적절할 것 같습니다.

    물론 중대 사건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구속에 걸린 20일이라는 시간이 짧게 걸렸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 빠르면 일주일 만에 구속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피해자를 피의자와 이틀 만에 떼어 놓는 등의 최소한의 조치는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수사기관은 누구라도 편견을 가지고 대하면 안 되는데 그 점이 지켜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 정정섭 > 피의자는 딸을 돌려달라는 피해자 가족의 요구를 들어주기는커녕 오히려 협박했다고요?

    ◆ 박요진 > 네. 맞습니다.

    피의자는 피해자의 어머니에게 "집에 불을 지르겠다" 혹은 "아는 형들을 데려가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을 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특히 피해자에게는 어린 여동생이 있는데요. 이 때문에 가족들은 더 큰 불안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 정정섭 > 자신을 좋아하는 여자 친구의 마음을 악용해 성 착취를 일삼은 단어 그대로 극악무도한 사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다시는 이와 같은 사건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며 피의자가 제대로 된 죗값을 치르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정조박의 노컷 인사이드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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