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선발투수 김이환 (사진=연합뉴스)
2020시즌 KBO 리그 초반 한화 이글스의 전력은 다소 불안했다. 타선은 기복을 보였고 수비와 주루에서는 실수가 적잖았다. 2승1패로 시즌을 출발했지만 이후 5연패 늪에 빠지며 하위권으로 내려앉았다.
하지만 이처럼 들쑥날쑥한 분위기 속에서도 꾸준한 부분이 있다. 바로 선발진이다.
15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는 양팀 선발투수의 이름값에서 큰 차이가 났다. 한화가 신예 김이환을 선발로 내세운 반면, 롯데는 에이스 댄 스트레일리를 마운드에 올렸다.
명성이 승부를 좌우하지는 않는다. 뚜껑을 열자 오히려 선발 싸움에서 상대를 압도한 팀은 한화였다.
한화는 6이닝 7피안타 1볼넷 2탈삼진 1실점을 기록한 선발 김이환의 호투에 힘입어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롯데를 2대1로 눌렀다.
김이환의 직구 구속은 시속 140km 전후에 불과했지만 주무기인 체인지업을 적절히 섞어 롯데 타자들의 타격 타이밍을 흔들었다.
롯데는 1회초 2사 후 안치홍, 이대호, 정훈의 연속 안타로 선제점을 올렸다. 하지만 3회부터 6회까지 득점권 기회를 잡지 못하는 등 김이환의 호투에 밀려 고전했다.
그 사이 한화 타자들이 힘을 냈다. 한화는 5회말 1사 1,2루에서 하주석의 1타점 2루타로 동점을 만들었고 이성열의 내야땅볼 때 1점을 추가해 스코어를 뒤집었다.
6회까지 잘 버틴 김이환과는 달리 스트레일리는 초반부터 투구수가 많았던 관계로 5회를 채우지 못했다. 4⅓이닝 7피안타 3볼넷 4탈삼진 2실점에 그쳤다.
한화의 올시즌 '선발 야구'는 단연 돋보인다. 외국인투수 채드벨이 부상을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탄탄하다. 서폴드, 장민재, 장시환, 김이환, 김민우 등 한화 선발진의 시즌 평균자책점(ERA)은 2.30으로 압도적인 리그 1위다.
한화 선발은 올시즌 10경기에서 총 58⅔이닝을 기록했다. 나오는 투수마다 평균 6이닝 가까이 던진 것이다. 선발투수가 안정적으로 많은 이닝을 소화하다보니 팀 운영이 수월해질 수밖에 없다.
한화는 7회초 등판한 신정락이 2연속 볼넷을 내주고 흔들렸지만 박성원이 구원 등판해 8회까지 실점없이 버텼다. 마무리 정우람은 9회를 깔끔하게 막아내고 1점차 승리를 지켰다.
한화는 최근 2연승으로 시즌 전적 4승6패를 올렸다. 올시즌 첫 연패를 당한 롯데는 6승3패를 기록했다.
한편, 수원에서는 KT 위즈가 모처럼 폭발한 타선과 신인 소형준의 분전을 앞세워 4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KT는 7회말에만 8점을 뽑아내는 등 홈런 3개를 포함한 장단 16안타를 몰아쳐 삼성 라이온즈를 14대6으로 완파했다.
신인 선발 소형준은 6⅓이닝 5실점을 기록했다. 수비 실수로 인해 자책점은 2점에 불과했다. 자칫 무너질 수도 있는 위기를 넘기고 최대한 마운드에서 버텨내면서 6이닝을 채웠다.
소형준은 개막 3연패 이후 KT의 첫 승리를 장식한 선발이었고 이날 경기에서도 팀의 4연패를 끊는 해결사 역할을 했다. KT가 올해 기록한 2승(7패) 모두 소형준의 선발승으로 기록됐다.
두산 베어스는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경기에서 13대4로 크게 이겼다. 9회에만 홈런 3개가 터지는 등 18안타를 몰아쳐 KIA 마운드를 무너뜨렸다.
두산은 실책 5개를, KIA는 실책 3개를 각각 기록하며 어수선한 분위기를 연출했지만 화력에서 앞선 두산이 우위를 점했다.
NC 다이노스는 연장 10회 접전 끝에 SK 와이번스를 6대2로 눌렀다.
NC는 1점차로 앞선 9회말 2사 만루에서 김창평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해 승리를 확정할 기회를 놓쳤다. 하지만 연장 10회초 공격에서 대타 양의지의 결승 2타점 적시타를 필두로 4점을 뽑아 SK의 기세를 걲었다.
NC는 8승1패로 선두를 질주했다. 7연패 늪에 빠진 SK는 시즌 전적 1승8패를 기록해 최하위로 밀려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