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스쿨존 인근 교통사고 영상 (출처-보배드림)
경북 경주에서 발생한 '스쿨존 자전거 추돌사고'와 관련해 운전자의 고의성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경찰은 민식이법은 물론, 특수상해 등 형법을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주경찰서는 지난 25일 발생한 경주 동천초등학교 스쿨존 교통사고와 관련한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합동수사팀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사고가 우발적인 사고가 아닌 고의에 의한 사고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됨에 따라 교통범죄수사팀과 형사팀으로 합동수사팀을 구성해 신속하고 집중적인 수사를 벌이기로 했다.
지난 25일 발생한 경주 스쿨존 교통사고 영상 (영상=독자 제공)
앞서 지난 25일 오후 1시38분쯤 경주시 동천동 동천초등학교 주변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에서 SUV 차량이 자전거를 타고 가는 9살 남자아이를 뒤에서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피해 남자아이의 부모는 경찰 조사에서 "아이가 인근 놀이터에서 가해자의 딸 B양(5)과 놀다 때린 후 사과 없이 가버리자 B양의 엄마가 쫓아와 고의로 사고를 낸 것 같다"고 진술했다.
이 사건은 관련 영상이 인터넷을 중심으로 급속히 퍼지고 피해학생의 누나 C씨가 각종 커뮤니터에 글을 올리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C씨는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상대 아이 어머니가 자전거를 타고 가던 동생을 중앙선까지 침범하면서 차로 쫓아가 고의로 들이받았다"며 "보통 코너 구간은 서행하지만 영상 속 운전자는 오히려 자전거 바퀴와 아이 다리가 밟힐 때까지 엑셀을 계속 밟았다"고 강조했다.
지난 25일 발생한 경주 스쿨존 교통사고 영상 (영상=독자 제공)
이어 "차에 내려서도 아이에게 '괜찮냐'는 소리는 한마디도 안 했다. 이건 명백한 살인 행위"라면서 "초등학교 2학년 아이가 '누나 나 이제 트라우마 생겨서 자전거 못 타겠어. 차도 못 타겠어'라고 말한다. 가슴이 찢어진다"고 토로했다.
C씨의 말처럼 관련 영상에서도 사고가 난 뒤 피해 학생이 오히려 운전자에게 연신 미안하다며 허리를 굽히는 모습만 확인될 뿐, 사고를 낸 운전자가 아이의 상태를 살피는 모습은 확인되지 않는다.
피해 학생은 이 사고로 오른쪽 다리를 다쳐 깁스를 한 상태다.
(사진=독자 제공)
경찰은 사고가 난 곳이 스쿨존 구역인 만큼 운전자에게 민식이법은 물론 특수 상해 등의 혐의를 적용하는 것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식이법과 특수 상해는 형량은 비슷하지만 민식이법의 경우 벌금이 있고, 특수 상해는 벌금이 없다. 이로 인해 양쪽이 합의를 할 경우 민식이법을 적용하면 벌금형이 나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다양한 법리 검토를 하고 있지만 아직 수사 초기 단계여서 명확하게 밝힐 수 있는 부분은 적다"며 "가해자가 고의성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정하는 만큼 사고 전반을 종합적이고 면밀하게 수사해 사실관계를 규명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