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방경찰청. (사진=고상현 기자)
불법체류라는 점을 악용해 중국인 여성을 성폭행한 5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남성은 피해자 알몸을 촬영하고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며 경찰 신고도 막았다.
제주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팀은 강간, 카메라 등 이용촬영, 협박 등의 혐의로 A(52)씨를 구속했다고 29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17일 오후 5시쯤 제주시 조천읍 자택에 불법체류 중국인 B(32‧여)씨를 강제로 끌고 가 성폭행한 혐의다.
특히 A 씨는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하지 못하도록 자신의 휴대전화로 피해자의 알몸을 촬영하고 이를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도 있다.
도내 농가에 인력을 공급하는 일을 하던 A 씨는 피해자를 제주시 모 농가에 소개해줬다가 알게 됐다.
피해자는 지난해 말 제주도에 무사증으로 입국했다가 체류 기한(30일)을 넘겨 불법체류 신분이었다.
평소 피해자에게 관심이 있던 A 씨는 피해자가 불법체류 신분인 점을 악용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사건 직후 강제추방 당할까봐 경찰에 신고도 못 하고 전전긍긍하던 피해자는 급기야 A 씨가 제주시내 세 들어 사는 집까지 쫓아오자 집주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집주인의 신고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영장을 발부받아 지난 26일 밤 주거지에서 A 씨를 체포했다.
경찰은 범죄 피해를 당한 불법체류자에 대한 '통보의무 면제제도'에 따라 피해자의 불법체류 사실을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청에 알리지 않았다.
아울러 신고 접수 직후 피해자를 도내 외국인지원센터에 인계해 보호와 함께 심리 치료를 받도록 했다.
경찰은 조만간 수사를 마무리하고 검찰에 사건을 넘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