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갑룡 경찰청장(사진=연합뉴스)
경찰이 '민식이법' 위반과 관련 1일 기준 72건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잉 처벌에 대한 여론의 우려가 있는 만큼, 행위별로 세세하게 따져 법을 적용할 방침이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1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본청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민식이법과 관련해 78건의 사건을 보고 받았고 이중 6건 중 5건은 검찰 송치, 1건은 피의자가 군인이라서 군으로 이첩했다"고 밝혔다.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은 72건이다. 민 청장은 "법 조문만 보면 여러가지 법적인 형평성 문제라든지 논란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구체적으로 세세하게 살펴가면서 법 적용을 잘 해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지난 3월 25일 시행된 '민식이법'은 도로교통법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으로 안전운전 의무를 소홀히 해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에서 어린이를 다치게 하거나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가중처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민식이법이 시행된 후 경찰이 운전자에 대해 검찰에 구속영장을 신청한 사례는 한번이다. 지난 5월 전북 전주시의 한 스쿨존에서 불법 유턴을 한 차량이 버스정류장 인근에 있던 2세 남자아이를 치어 숨지게 한 사건이다. 법원은 "운전자가 과실을 인정했고 증거가 충분히 있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경찰은 보완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민 청장은 또 청와대 '수사권 개혁 후속 추진단'에서 진행하고 있는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 "경찰·해경·특사경 등 여러 기관, 주체들이 의견을 다 제시했다. 이제는 본격 쟁점들에 대한 조정안을 도출하는 단계"라며 "검경수사권조정법에서 정해진 바대로 법의 범위 내에서 규정과 목적을 잘 실행해낼 수 있는 조정안이 조만간 국민 앞에 제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청은 공무원직장협의회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에 따라 오는 11일 경찰 직장협의회가 설립되는 것과 관련,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시받은 '가이드라인'(업무편람)에 따라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 청장은 "법률이 아직 추상적이어서 직장협의회를 총괄하는 행안부에서 법률 유권해석 적용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경찰, 소방, 해경 등에 제시했다"며 "경찰 내에서 행안부 업무편람에 따라 가능한 직원 권익을 위해 다수가 가입할 수 있도록 하나하나 범위를 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보다 구체적인 것은 각각 기관에서 해당 직장협의회와 협의해 최종적으로 낼 것"이라며 "경찰청에선 295개 관서를 지도조정하고, 원만하고 순조롭게 출범해 민주적이고 소통을 잘하는 조직문화 만드는 체제로 작용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경찰 출신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의원에 대한 지난달 29일 '조건부 의원 면직' 결정이 전례가 없다는 지적에 대해선 "고심 어린 판단이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30일 의원 임기를 시작한 황 의원은 '경찰'과 '의원' 겸직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민 청장은 "이 자체가 과거에 전례없이 특이한 경우이고 현행법에서 적용가능한, 딱 떨어지는 규정이 없어 특이한 케이스(조건부 면직)가 된 것"이라며 "이 선례가 법적인 판례처럼 구속력을 갖는 건 아니다. 차제에 이런 경우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상정해서 명확하게 규정하는 입법이 돼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