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은 없었다. 마땅히 받아야 할 인물과 작품에게 돌아갔다. 봉준호 감독과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 대상을 안긴 올해 백상예술대상 이야기다.
5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56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는 최고상인 영화·TV 부문 대상에 각각 봉 감독과 '동백꽃 필 무렵'이 호명됐다.
지난 한 해 동안 칸국제영화제를 시작으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까지 전 세계 유수 영화제를 휩쓴 '기생충'을 창조해낸 봉 감독, 그리고 편견에 맞서는 여성과 그녀를 지지하는 남성의 사랑과 연대를 그린 '동백꽃 필 무렵'은 세상을 직시할 수 있는 눈과 위로를 건넸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그 공통점은 결국 대중문화 선봉에 선 영화와 TV 드라마 매체가 지닌 공감과 변화의 가치를 절감할 수 있도록 돕는 사회적 힘을 낳았다.
올해 백상예술대상은 그 가치를 높이 샀고, 마땅한 시상을 통해 우리 사회가 그러한 가치를 이해하고 보듬을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방증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이날 시상식은 관객 없이 진행됐다. 거의 모든 후보자들이 참석해 서로 격려하고 축하해 주는 모습은 생중계로 이를 지켜보는 시청자들에게도 위로와 즐거움을 줬을 법하다.
여러 차례 등장한, "이 상은 모두에게 주어지는 것이다" "관객들과 다시 함께할 날을 고대한다"는 수상자들의 진심 어린 소감은 코로나19 사태를 잘 이겨내고 있는 한국 사회를 향한 응원 메시지와 다름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