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함덕주 (사진=연합뉴스)
두산 베어스의 김태형 감독은 5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BO 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으로부터 "올해만큼 불펜 운영이 어려웠던 적이 있었나"라는 질문을 받았다.
김태형 감독은 "그동안 잘 풀린 적이 있었나 모르겠다"고 답하며 웃었다. 이어 "안 풀린다고 생각하면 불펜을 운영하기 어렵다. 이길 수 있는 경기를 하도록 해야 한다"며 그래도 함덕주가 핵심 불펜투수로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고 높게 평가했다.
함덕주의 진가는 이날 경기에서 빛을 발했다.
두산은 1대1로 팽팽하던 7회말 4점을 뽑아 균형을 깼다. 김재호의 적시타와 박세혁의 2타점 2루타가 나왔고 계속된 득점권 기회에서 신예 양찬열이 프로 데뷔 첫 안타로 타점을 추가했다.
하지만 두산은 올시즌 불안한 불펜 때문에 경기 막판 흔들릴 때가 많았다. 이날도 고비가 찾아왔다. 이현승과 윤명준이 차례로 마운드에 오른 8회초 1사 만루 위기에 놓인 것이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주저없이 함덕주를 마운드에 올렸다.
함덕주는 대타 황대인을 4구 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어 한승택을 3구 삼진으로 처리했다. 공 7개를 던지는 동안 볼은 단 1개도 없었다. 적극적인 승부가 빛났다.
함덕주는 경기 후 "위기 상황에서 공격적인 투구를 하고자 했다. 초구부터 스트라이크를 잡고 들어간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9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함덕주는 세 타자를 가볍게 막아내고 두산의 5대1 승리를 지켰다.
초반 난조로 마무리 역할을 내려놓은 이형범을 대신해 불펜 에이스로 활약 중인 함덕주는 올시즌 6번째 세이브를 기록했다. 두산의 불펜은 여전히 불안하지만 함덕주가 있어 그래도 든든하다.
함덕주는 "시즌 초반 야수 형들이 너무 잘 쳐주고 있고 투수 형들이 좋은 말들을 해주고 있다. 계속 해서 마운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태형 감독은 "함덕주가 위기 상황에서 최고의 피칭을 했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