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서울의 유명 사립 국제중학교인 대원국제중학교와 영훈국제중학교의 국제중 지정이 취소돼 내년에 일반중학교로 전환된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10일 오전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원국제중과 영훈국제중의 지정 목적 달성이 어렵다고 판단해 특성화중학교 지정 취소 절차를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조 교육감은 "중학교 의무교육 단계에서 국제중학교는 모든 학생에게 균등한 교육 기회를 보장하고 교육의 공공성을 강화라는 본질적인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제중이 영어유치원-사립초-특목고로 가는 서열화된 학교로 인식돼 연평균 학비가 1100만 원에 달하는등 사교육을 부추기고, 부모의 경제력에 따른 교육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제중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교육부가 관련 시행령을 개정해야 한다"면서 "현행 시행령에서 규정하고 있는 특성화중학교로 지정받을 수 있는 대상학교의 범위를 제한해 국제중을 일반학교로 전환하는데 교육부가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교육이 성공의 길이 아니라 성장의 길이 되어야 한다"며 "태어난 집은 달라도 배우는 교육은 같아야 한다. 분리교육이 아니라 통합교육으로 가야 한다"면서 소모적 갈등과 논쟁을 지양해 달라고 호소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대원·영훈국제중에 대해 관련법에 따라 청문 절차를 거쳐 교육부에 지정 취소 동의를 신청할 예정이다.
교육부가 동의할 경우 이들 학교는 내년부터 일반 중학교로 전환되고, 현재 재학 중인 학생들은 졸업 때까지 특성화중학교 학생 신분이 유지된다.
앞서 지난해 교육부는 2025년부터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와 외국어고·국제고를 일반고로 전환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이들 국제중은 지정 취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2개교를 포함해 이번에 평가 대상이 된 3곳 가운데 서울체육중학교만 재지정됐다.
대원·영훈국제중의 지정 탈락에는 올해부터 지정취소 기준 점수가 60점에서 70점으로 올라가고 감사 지적사항에 따른 감점이 5점에서 10점으로 상향조정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이란 분석이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대해 대원·영훈국제중은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입장이다.
학교 측은 "교육부에서 지정 취소 결정이 나면 법원에 특성화중학교 지정취소처분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하고 해당 처분 취소를 요청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국제중은 해외에서 귀국한 학생들을 돕고 조기유학을 줄이자는 취지로 만든 학교로 전국에 모두 5개 국제중학교가 있다.
이 가운데 2018년 문을 연 경남의 선인국제중을 제외하고 경기도의 청심국제중과 부산의 부산국제중도 올해 재지정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국제중이 특혜 입학 논란과 함께 비싼 학비를 받는 데다 서열화와 사교육을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처럼 자사고와 외고·국제고에 이어 국제중도 일반 학교로의 전환이 추진되면서 학교 서열화에 철퇴가 내려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