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씨월드에서 한 사람이 고래류인 벨루가를 타고 있다. (사진=동물보호단체 카라 SNS 캡처)
동물학대 논란의 중심에 선 거제 씨월드가 '돌고래 타기 체험'을 강행하기로 하면서 동물보호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이번 논란은 지난 1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거제씨월드의 돌고래 타기 체험 프로그램을 지적하는 글이 올라오면서 촉발됐다.
청원인은 '멸종위기 돌고래를 서핑보드처럼 타고 놀게 하고 돈을 받는 행위, 과연 대한민국은 선진국인가요'라는 제목의 글을 남겼다.
그는 "아이들을 포함해 성인 남성도 돌고래의 등 뒤에 타고 논다"며 "돌고래를 쉬지도 못하게 야간 연장 체험을 시키는 등 혹사해서 문제가 된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청원 글은 4만 명 이상이 동의했다.
동물보호단체와 해양환경단체 등은 거제 씨월드의 돌고래 체험 금지를 촉구하는 행동으로 이어졌다.
동물보호단체 카라는 SNS에 "(고래류인) 벨루가가 고작 20만 원으로 라이드할 수 있는 오락도구일까"라며 "갇힌 공간에서 평생을 살아야 하는 해양동물에게 재주를 부리게 하는 것은 물론 타기, 만지기, 뽀뽀하기 등 체험 목적의 모든 인위적 행위는 폐지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거제 씨월드는 체험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거제 씨월드는 29일 입장문에서 "2014년 개장 이후 돌고래와 북극권에 사는 고래류인 '벨루가'와 관광객의 교감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며 "선진국 가이드라인에 맞춰 진행하고 있어 학대 논란은 시각 차에서 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 호주, 캐나다 등에서도 모두 고래류를 수족관에서 사육하며 교감 체험을 하고 있다"며 "돌고래 타기 등의 교감 체험을 계속 진행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동물보호단체 등은 "동물의 생명에 관심도 없다"고 비판했다.
핫핑크돌핀스 조약골 공동대표는 "선진국에서 교감 체험 프로그램을 한다고 해서 한국에서도 하는 게 올바른 기준이 될 수 있냐"며 "올바른 기준은 그런 프로그램을 하지 않고 자연 방생을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거제씨월드의 돌고래 폐사 수는 전국에서 돌고래 사육 시설 중 가장 많은 만큼 돌고래가 사는 환경이 아주 좋지 않다"며 "그런 곳에서 돌고래 타기 등의 체험 프로그램을 계속하며 환경을 논하는 건 헛소리"라고 강조했다.
전국의 돌고래 사육장 7~8곳 중 거제씨월드는 그동안 돌고래 9마리가 죽어 폐사 수가 가장 많은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