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성적을 남겼던 류현진(33)은 볼넷이 적고 홈런을 잘 맞지 않는 투수였다.
LA 다저스를 떠나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유니폼을 바꿔 입은 류현진은 2년 연속 개막전 선발 중책을 맡았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단축시즌 첫 경기에서 1년 전의 장점을 살리지 못하며 승리 기회를 날렸다.
류현진은 25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베이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2020시즌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개막전에서 4⅔이닝 4피안타 3볼넷 3실점 4탈삼진을 기록했다.
몸 맞은 공을 포함하면 사사구가 무려 4개였다. 류현진은 지난해 9이닝당 볼넷 1.18을 기록해 메이저리그 전체 1위를 차지했던 투수다. 또 허용한 안타 4개 중 2루타가 3개, 홈런이 1개였다. 모두 장타였다.
류현진은 5회말 2사에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토론토는 6대3으로 앞서있었다. 아웃카운트 1개만 채우면 승리 요건을 채울 수 있었다.
하지만 2사 이후 연거푸 장타를 허용하자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결단을 내렸다.
류현진은 스코어 6대1에서 들어간 5회말 2사 후 급격히 흔들렸다.
헌터 렌프로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일본인 타자 쓰쓰고 요시모토에게 좌월 투런홈런을 허용했다. 높게 형성된 89마일 포심패스트볼이 큰 타구로 이어졌다.
투구수가 100개에 가까워지면서 힘이 떨어진 기색이 역력했다. 류현진은 다음 타자 호세 마르티네스에게 좌측 방면 2루타를 맞았다.
이때까지 투구수는 97개. 자칫 흐름이 탬파베이 쪽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판단한 몬토요 감독은 투수 교체를 선택했다.
작년 겨울 토론토 구단의 역대 FA 투수 최고 대우인 4년 8000만 달러의 조건에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은 류현진의 새 출발은 아쉬움 속에 막을 내렸다.
출발은 좋았다.
1,2회를 연이어 삼자범퇴로 처리한 류현진은 3회말 선두타자 윌리 아다메스에게 2루타를 허용했다. 수비 실수가 동반된 상황이었다. 2루수가 강습타구를 놓쳤고 중견수마저 공을 흘렸다. 그 사이 타자주자가 2루까지 갔다.
첫 득점권 위기. 류현진은 케빈 키어마이어를 유격수 땅볼로 잡았다. 이때 아다메스가 3루로 진루해 득점권 상황이 이어졌다.
이후 류현진은 마이크 주니노를 1루 파울플라이로 처리했고 볼넷 이후 계속된 2사 1,3루에서 헌터 렌프로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 불을 껐다.
류현진은 4회말 첫 실점을 기록했다. 토론토가 3대0으로 앞선 4회말 2사 1루에서 마이클 브로소에게 우중간 적시 2루타를 맞고 실점했다. 이후 득점권 위기가 이어졌지만 키어마이어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이닝을 끝냈다.
이때까지는 득점권 위기에 강한 류현진의 진가가 빛을 발했지만 5회말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토론토의 젊은 타자들은 새로운 에이스를 위해 화끈한 득점 지원을 했다.
토론토는 4회초 선두타자 캐번 비지오의 기습번트 안타와 블라디미르 게레로의 우전안타로 만든 득점권 기회를 살려 3점을 뽑았다. 그리척이 적시타를 때렸고 텔레즈와 에르난데스가 연속 희생플라이를 때렸다.
5회초에는 비지오가 3점홈런을 때려 탬파베이 에이스 찰리 모튼을 무너뜨렸다.
하지만 류현진은 충분한 득점 지원을 받고도 5회를 채우지 못했다. 이적 후 첫승의 꿈을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