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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물류센터 대형 참사 공통점은?



경인

    반복되는 물류센터 대형 참사 공통점은?

    물류창고 화재…지하에서 발생하면 대부분 대형 참사
    용적률 제한 피해 지하로 파고들어가는 물류창고
    물류창고 지하 안전 위해 특단 조치 필요

    40명이 희생된 이천 코리아2000 냉동창고 화재(2008년 1월), 38명이 숨진 이천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화재(2020년 4월)에 이어 지난 21일 용인에서 또 다시 물류센터 화재로 5명이 목숨을 잃었다.

    모두 지하에서 발생한 화재였다.

    전문가들은 물류창고들이 용적률 제한을 피하기 위해 지하로 파고들어가면서 대형 참사의 위험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 물류창고 대형 참사, 공통점은 지하에서 '발화'

    지난 4월 29일 화재가 발생해 48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도 이천시 모가면 소재 물류창고 신축공사 현장. (사진=윤창원 기자)

     

    지난 2008년 1월 경기도 이천시 호법면 코리아2000 냉동 물류창고 화재는 지하 1층 작업장에서 시작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그해 12월 이천시 마장면에 있는 물류창고에서도 마찬가지로 지하 1층 냉장실에서 용접작업 중 불꽃이 튀어 샌드위치 패널에 옮겨 붙으면서 삽시간에 창고 전체로 번졌고,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또 지난 4월 이천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화재도 불씨는 지하 2층에서 이뤄진 용접작업으로 밝혀졌다.

    화재의 원인은 제각각이지만 모두 지하에서 발생했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환기가 어려운 지하 공간과 불이 붙기 쉬운 우레탄폼 등을 재료로 한 내부 마감 자재가 결합되면서 대형 참사로 이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지난 4월 한국복합물류 군포터미널 화재는 지상에서 화재가 발생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숭실대 박재성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물류창고는 물건을 낮은 온도에서 보관해야 하기 때문에 곳곳에 단열을 위한 마감재를 사용하는데, 마감재 대부분이 화재에 취약할 뿐 아니라 불이 붙으면 유독가스를 내뿜는다"며 "이런 이유로 화재의 위험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으며, 화재 장소가 환기가 어려운 지하라면 위험은 배가 된다"고 설명했다.

    ◇ "물류창고 지하 안전 위해 특단 조치 필요"

    이달 21일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용인시 양지면 SLC 물류센터. (사진=이한형 기자)

     

    이처럼 물류창고들이 지하 공간이 화재에 취약하다는 것을 알지만 계속해서 지하 공간을 활용하려는 이유는 용적률 제한을 피하기 위해서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용적률은 전체 대지면적에서 건물 각층의 면적을 합한 연면적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예를 들어 1000㎡의 부지에 용적률이 200%라면 2000㎡의 연면적을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지하층은 용적률 제한에서 제외된다. 용적률과 상관없이 손쉽게 지하에 보관장소를 늘릴 수 있는 셈이다.

    실제로 최근 발생한 용인 물류센터의 경우에도 용적률이 65.87%밖에 되지 않아 지상 층수(4층)보다 지하 층수(5층)가 더 많았다. 결국 지하 4층에서 화재가 발생해 피해를 키웠다.

    물류창고 업계 관계자는 "소규모 물류창고는 단층으로 돼 있지만 일정 규모 이상의 대형 물류창고는 모두 지상은 낮게, 지하는 깊은 구조로 돼 있다"며 "화재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는 물류창고를 지상에만 지어야 하겠지만, 효율성을 고려하면 당연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다른 대형 참사를 막이 위해서라도 물류창고의 지하공간에 대한 강력한 안전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일례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노인요양시설이 위치하고 있는 고양시의 경우 요양시설을 4층 이하로 제한하고, 5층 이상인 경우 추가적인 안전장비와 구조적설비를 갖추도록 한 것은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 교수는 "해외 어느나라를 가봐도 지하 4~5층까지 물류창고를 짓는 곳은 없다"며 "고양시나 다른 지역의 선례를 참고해 물류창고의 지하화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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