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에서 발생한 대규모 폭발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폭탄 공격으로 규정한 것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진행된 코로나19 브리핑에서 베이루트 폭발과 관련해 "미국은 레바논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며 "우리는 돕기 위해 그곳에 있을 것이다. 우리는 레바논 국민과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은 끔찍한 공격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끔찍한 공격'이라고 판단한 배경을 묻자 "폭발에 근거해볼 때 그렇게 보인다"며 "나는 장성들과 만났으며 그들이 그런 것으로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그것은 공장 폭발과 같은 형태의 사고가 아니었다"며 "그들은(장성들은) 공격이었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것은 어떤 종류의 폭탄이었다"고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미국 국방부는 반대되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항구의 대규모 폭발 현장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가운데 소방헬기가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CNN은 이날 펜타곤 관료들의 말을 인용해 공격으로 볼 만한 어떤 단서도 없다고 전했다.
대통령이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한 국방부 관계자는 종교 문제로 이런 규모의 폭발이 발생했다면 미군 보호를 위한 병력 전개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건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레바논 정부도 아직은 폭발을 공격이라고 부르지 않고 있다.
하산 디아브 레바논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폭발이 발생한 베이루트 항구 창고에는 약 2천750톤의 질산암모늄이 6년간 보관돼 있었다"고 밝혔다.
화약 등 무기제조의 기본원료로 사용되는 질산암모늄은 2004년 4월 북한 용천역 폭발사고 원인물질로도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