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을 잃은 한 아버지의 다짐이 담긴 세바시 강연이 단 하루 만에 1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의 눈물을 자아내 화제가 되고 있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서 가족 인플루언서로 활동 중인 '비글부부'의 하준파파 황태환 씨의 이야기다.
'하준파파'라는 예명으로 널리 알려진 황태환 씨는 지난 6월 돌도 안 된 둘째 아들을 갑작스럽게 하늘로 떠나보냈다. 사인은 심장마비. 비글부부는 모든 활동을 중단했고, 이 소식이 알려지자 많은 네티즌이 애도를 표했다. 그리고 두 달만인 어제 하준파파의 세바시 강연이 공개되면서 '비글부부'는 다시 활동을 시작했다.
하준파파는 세바시 강연에서 '진짜 인플루언서로 사는 법'에 대해 이야기했다. 보통 '인플루언서'는 소셜미디어에서 대중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유명인을 지칭한다. 하지만 하준파파는 인플루언서를 다르게 정의했다. 진짜 인플루언서란 자녀에게 선한 영향을 끼치는 부모이며, 세상 그늘에 있는 아이들을 살리는 어른이라고 이야기했다. 하준파파에게 진짜 인플루언서는 평생 교회 봉사와 어려운 이웃을 돌봐온 어머니였다.
이어서 하준파파는 둘째 아들 황이준 군을 잃은 심경을 이야기했다. 그는 "자식을 잃은 고통은 비범하다고 해서 이겨낼 수 있는 고통이 아니었다"고 회상하며 "슬픔에 무릎이 까질 때까지 기어 다니며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그는 울고만 있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아이가 숨을 거두기 직전, 하준파파는 귓속말로 아이에게 "너의 죽음이 희생이었다는 걸 증명시켜줄게, 네가 세상에 그냥 왔다 간 것이 아니라, (세상에 온) 너의 사명을 끝내고 갔다는 것을 아버지의 인생을 통해서 반드시 증명시켜줄게"라는 다짐으로 마지막 인사를 대신했다고 말했다.
하준파파는 이야기를 맺으며, "절망 가운데 맨 밑바닥에 남는 것은 사랑이다"고 힘주어 말하며, "진짜 가난한 것은 돈이 없는 게 아니라 사랑하지 않는 것"이라며 강연의 메시지를 전했다.
강연을 본 네티즌들은 “돈이 최고인 세상에서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이다”, “이준이도 아빠를 자랑스럽게 여길 것이다”, “자녀에게 물려줘야 할 삶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네요. 영상 감사합니다”며 저마다의 감동을 댓글로 표현했다.
이번 강연은 세바시와 한국 컴패션이 함께 기획한 캠페인의 일환으로 제작됐다. 컴패션은 한 어린이가 자립 가능한 성인이 될 때까지 전인적으로 양육하는 국제 어린이 양육기구이다.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는 컴패션의 후원자들이 사랑과 나눔을 주제로 세바시 강연을 촬영하고, 이를 통해 세상과 이웃을 향한 사랑의 가치를 널리 전하는 것이 이번 강연의 목적이었다.
컴패션을 통해 스무 명의 아이를 후원하고 있는 하준파파는 지난 5월부터 이번 강연에 출연하기로 약속되어 있었다. 그러다가 지난 6월 초 갑작스럽게 애지중지하던 둘째 아이가 세상을 떠났다.
이번 강연을 기획한 세바시 구범준 대표 PD는 "사실상 출연이 어려운 상황이었고, 강연자를 교체할 생각이었는데, 하준파파 측에서 예정대로 강연 캠페인에 참여하겠다고 연락이 왔다"고 회상하며, "이번 강연 캠페인에 참여하는 것이 이준이가 바라는 일이고, 또 하늘나라로 떠난 아들을 위해 자신이 할 일이라고 말했다"며 뒷이야기를 전했다.
'자란다, 컴패션'이란 슬로건으로 진행되는 이번 세바시 강연 캠페인은 99아트컴퍼니 장혜림 대표, 그림에다 스튜디오 심재원 대표, (주)디쉐어 현승원 의장, 그리고 한국컴패션 서정인 대표의 강연순으로 다음 주 수요일까지 유튜브, 네이버TV 등 온라인 공개를 이어갈 예정이다.
풀 강연은 세바시의 모든 온라인 채널(유튜브, 네이버TV, 카카오TV, 팟캐스트)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