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류현진 (사진=연합뉴스)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2.32)를 차지했던 2019시즌의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다.
류현진은 12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버펄로의 살렌필드에서 열린 2020시즌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홈경기에서 6이닝동안 탈삼진 7개를 곁들이며 2피안타 2볼넷 1실점으로 호투했다.
시즌 첫 2경기에서 총 9이닝 8실점에 그치며 1패를 기록했던 류현진은 이후 완전히 부활했다.
지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신고했고 토론토의 새 홈구장 살렌필드에서 열린 첫 경기에서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다.
비록 토론토가 9회초 동점을 허용하면서 승리를 따내지는 못했지만 자신의 임무를 100% 완수했다.
다양한 구종과 정교한 제구력으로 타자를 압도하는 류현진의 장점이 크게 빛난 경기였다.
무엇보다 구속 저하에 대한 우려를 완전히 지웠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류현진은 시즌 첫 패배를 당했던 워싱턴 내셔널스전에서 포심패스트볼의 평균구속이 142.4km(이하 MLB닷컴 기준)에 불과했다.
류현진이 "경기를 하면서 구속 저하를 느꼈다"고 직접 말했을 정도다. 류현진은 힘이 떨어진 포심패스트볼을 만회하기 위해 다양한 조합을 섞었지만 여의치 않았다.
하지만 류현진은 "몸 상태에는 문제가 없다"며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못박았다. 이는 사실이었다.
류현진은 애틀랜타전에서 포심패스트볼 평균구속 144.8km를 기록했다. 마이애미전에서는 시속 145.1km를 찍으며 지난 경기보다 더 빨라진 구속을 자랑했다.
류현진은 이날 타자와의 승부가 길어질 때 포심패스트볼을 자신있게 뿌렸다. 제구력이 뒷받침되면서 위력은 더 커졌다. 한가운데로 몰리지 않는 포심패스트볼은 여러 차례 상대 타자들의 방망이를 헛돌렸다.
류현진은 총 투구수 92개 중 포심패스트볼을 34개 던졌다. 체인지업 21개, 커터 18개를 던졌고 최근 자주 던지지 않았던 커브도 10개를 섞었다. 다양한 구종으로 상대 타자들을 현혹시켰다.
5회초와 6회초에 잡아낸 루킹 삼진 3개는 모두 스트라이크존 구석을 공략한 결과였다. 커터 2개가 낮은 코스를 날카롭게 파고들었고 하이-패스트볼 역시 주효했다. 경기 내내 다소 오락가락한 심판 스트라이크존의 도움도 있었다.
류현진은 2회초 브라이언 앤더슨에게 솔로홈런을 맞고 유일한 실점을 기록했다. 이후 마이애미의 득점권 기회를 계속 무산시키며 특유의 위기관리능력을 자랑했다. 득점권 위기에서 강해지는 류현진의 능력은 지난해 그의 최대 장점 중 하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