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틀랜드의 대미안 릴라드 (사진=연합뉴스)
"첫 경기가 끝나고 말했듯이 나는 시간을 낭비하러 이곳에 온 게 아니다"
미국프로농구(NBA)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의 올스타 가드 대미안 릴라드가 61득점 대활약을 선보인 뒤 남긴 말이다.
포틀랜드는 지난 3월 NBA 정규리그가 코로나19의 미국 내 확산으로 인해 중단된 시점까지 29승37패에 머물렀다. 플레이오프 진출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NBA 정규리그는 지난 7월말 '올랜도 버블'이라 불리는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월트디즈니 월드 리조트에서 재개됐다.
플레이오프 진출의 희망이 살아난 포틀랜드의 간판 스타는 남다른 마음가짐을 안고 버블에 입성했다. 주어진 8경기에서 최선을 다해 팀을 반드시 포스트시즌 무대로 끌어올리겠다는 각오였다.
재개 첫 경기를 앞두고 몸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나는 버블에서 열리는 8경기에서 플레이오프에 뛰는 것처럼 많은 출전시간을 소화할 것"이라고 말하며 '플레이오프 모드'를 선언했다.
테리 스토츠 감독도 릴라드의 의지를 반영해 그를 적극적으로 기용하겠다고 화답했다.
릴라드의 '플레이오프 모드'는 12일(한국시간) 댈러스 매버릭스와의 경기에서 빛을 발했다.
릴라드는 3점슛 17개를 던져 9개를 성공하는 등 61득점, 8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포틀랜드의 134대131 승리를 이끌었다.
루카 돈치치와 크리스탑스 포르징기스를 앞세운 댈러스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양팀은 마치 NBA 파이널을 보는듯한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포틀랜드의 해결사는 4쿼터에만 22득점을 몰아넣어 대혈투의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릴라드는 포틀랜드가 121대124로 뒤진 4쿼터 종료 2분56초 전 스텝백 3점슛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댈러스가 막시 클리버의 3점슛으로 달아나자 릴라드는 카멜로 앤서니의 3점슛을 어시스트하며 반격했다.
그러자 댈러스는 포르징기스의 3점슛으로 다시 앞서갔다. 릴라드는 물러서지 않았다. 종료 1분29초 전 또 한번 동점 3점포를 터뜨렸다. 공은 림을 맞고 높이 튀어 올랐다가 그대로 림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명장면이었다.
릴라드의 폭풍같은 3점슛 행진은 댈러스 수비에 영향을 끼쳤다. 외곽 바깥까지 나와 밀착수비를 하자 릴라드가 돌파하기 수월해졌다. 릴라드는 종료 59.1초 전 골밑 돌파 후 하산 화이트사이드의 골밑슛을 어시스트해 결승 득점을 만들어냈다.
포틀랜드는 릴라드의 활약에 힘입어 리그 재개 후 5승2패를 기록했다.
포틀랜드는 오는 14일 브루클린 네츠와의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서부컨퍼런스 8-9위 순위 결정전에 진출할 자격을 얻게 된다.
릴라드의 7경기 성적은 경이롭다. 평균 37.0득점, 9.3어시스트를 올렸고 경기당 5.1개의 3점슛을 터뜨리면서 41.4%라는 높은 성공률을 보였다.
또 51득점을 올렸던 지난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전에 이어 2경기 연속 50득점 이상을 올리는 괴력을 발휘했다.
릴라드는 올시즌 한 경기 60득점 이상을 세 차례나 기록했다. NBA 역사에서 윌트 채임벌린이 유일하게 보유하던 기록과 어깨를 나린히 했다.
스토츠 감독은 경기 후 미국 현지 언론을 통해 "버블에 입성한 선수 중에서 릴라드만큼 플레이오프 진출을 간절히 희망한 선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틀랜드에 맞섰던 포르징기스는 "릴라드는 정말 대단했다. 믿을 수 없는 득점들을 많이 해냈다. 모자를 벗어 그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