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 돈치치 (사진=연합뉴스)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은 1989년 미국프로농구(NBA) 동부컨퍼런스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더 샷(The Shot)'으로 불리는 명장면을 연출했다.
시카고 불스는 5차전 종료 6초 전 마이클 조던의 중거리슛으로 99대98로 앞서갔다. 하지만 3초 후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크레익 엘로가 래리 낸스의 패스를 받아 골밑슛을 넣어 스코어를 뒤집었다.
마이클 조던은 포기하지 않았다. 3초를 남기고 시작한 마지막 공격에서 역전 버저비터를 꽂아 101대100 승리를 이끌었다. 엘로의 수비를 따돌리고 공중에서 슛 자세를 가다듬은 뒤 정확하게 공을 던졌다.
마이클 조던이 하늘 높이 날아오르며 포효하는 순간 엘로는 역전패의 충격 때문인지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이 장면은 NBA 플레이오프를 상징하는 명장면 중 하나다.
마이클 조던의 활약이 더욱 주목받았던 이유는 총 44득점을 올렸을 뿐만 아니라 실패할 경우 팀이 패할 수 있는 상황에서 역전 버저비터를 꽂았기 때문이다.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에 따르면 마이클 조던은 40득점 이상을 올린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팀이 지고 있을 때 역전 버저비터를 터뜨린 유일한 선수였다.
31년 만에 후계자가 생겼다.
슬로베니아에서 온 21살의 농구 천재 루카 돈치치(댈러스 매버릭스)가 마이클 조던에 이어 '플레이오프 40득점+역전 버저비터'를 달성한 역대 두 번째 선수가 됐다.
루카 돈치치는 24일(한국시간) 미국 올랜도에서 열린 2019-2020시즌 NBA 서부컨퍼런스 1라운드 5차전에서 LA 클리퍼스를 상대로 3점슛 버저비터를 터뜨리며 댈러스의 135대133 연장전 승리를 이끌었다.
루키 돈치치는 팀이 132대133으로 뒤진 종료 3.7초 전 화려한 드리블 이후 스텝백 3점슛을 넣어 승부를 뒤집었다.
ESPN에 따르면 루카 돈치치는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승부를 결정짓는 버저비터를 터뜨린 역대 최연소 선수가 됐다.
루카 돈치치는 이날 43득점 17리바운드 13어시스트를 올리며 2경기 연속 트리플더블을 달성했다.
이로써 오스카 로버트슨(1963년), 찰스 바클리(1993년)에 이어 플레이오프 단일경기에서 40득점 이상, 15리바운드 이상, 10어시스트 이상을 기록한 역대 세 번째 선수가 됐다.
루카 돈치치는 댈러스가 패한 지난 3차전에서 왼쪽 발목 부상을 당해 4차전 출전이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돈치치는 출전을 강행했고 주축 빅맨 크리스탑스 포르징기스가 결장한 상황에서 강호 클리퍼스를 꺾는 괴력을 발휘했다.
릭 칼라일 댈러스 감독은 경기 후 미국 현지 매체를 통해 "돈치치는 마치 다른 행성에서 온 선수 같다. 차원이 다른 경기였다"고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