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토론토 류현진 (사진=연합뉴스)
4회초 득점권 상황을 무사히 넘긴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위기관리 능력은 단연 백미였다.
류현진은 14일(한국시간) 미국 버펄로 살렌필드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와의 홈경기에서 토론토가 2대1로 앞선 4회초 1사 1,2루 위기에 놓였다.
첫 타석에서 류현진을 상대로 2루타를 때렸던 메츠 외야수 브랜든 니모의 타석이 고비였다.
스트라이크존 구석을 노린 공 3개가 모두 볼로 판정됐지만 류현진은 계속 코너를 공략한 끝에 승부를 풀카운트로 끌고갔다. 이어 시속 91.5마일의 투심패스트볼 결정구로 루킹 삼진을 잡아내는 괴력을 발휘했다.
류현진이 이날 던진 공 가운데 가장 빨랐다.
류현진은 계속된 득점권 위기에서 로빈슨 치리노스 역시 삼진으로 처리하고 이닝을 끝냈다. 1볼-2스트라이크에서 커터로 승부해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중요한 고비를 넘긴 류현진은 5회초와 6회초를 연거푸 삼자범퇴로 막아내고 6이닝 8피안타 7탈삼진 1실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토론토가 7대3으로 승리하면서 류현진은 시즌 4승(1패)을 안았다.
류현진은 올해 들어 득점권 상황에서 삼진으로 위기를 넘기는 장면을 자주 연출하고 있다. 위기 때 빛나는 에이스의 탈삼진 능력은 이날 경기에서도 토론토에게 큰 힘이 됐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주자가 2루 혹은 3루에 위치한 득점권 상황에서 류현진의 9이닝당 탈삼진 기록은 13.06개로 리그 4위다.
워싱턴의 맥스 슈어저(14.73), 샌디에이고의 디넬슨 라멧(14.54), 클리블랜드의 세인 비버(14.00) 다음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류현진은 LA 다저스 소속으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 2위를 차지했던 지난해에 득점권 상황 기준 9이닝당 탈삼진 5.45를 기록했다. 규정이닝을 소화한 투수 61명 중 59위에 해당하는 성적이었다.
올해는 다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득점권 위기가 오면 맞춰잡는 투구 대신 적극적으로 삼진을 노리는 투구로 타자를 상대한다.
'파이어볼러'는 아니지만 다양한 구종과 정교한 제구력을 바탕으로 헛스윙을 이끌어낸다. 지난해부터 빛을 발했던 위기관리 능력은 한단계 더 진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