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루이스 김광현 (사진=연합뉴스)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화려하게 복귀했다.
김광현은 15일(한국시간) 미국 밀워키 밀러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원정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3피안타 3볼넷 6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신장 경색 진단을 받고 부상자 명단에 올랐던 김광현은 13일 만에 다시 마운드를 밟았음에도 더 강력한 힘을 과시했다.
복귀전에서 올시즌 개인 최다 이닝을 소화하며 몸 상태에 대한 우려를 깨끗하게 씻어냈다. 한경기 탈삼진 6개 역시 올시즌 개인 최다 기록이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0.83에서 0.63으로 더 낮아졌다.
김광현은 7이닝 경기로 진행되는 더블헤더에서 정규이닝을 끝까지 책임졌다. 그만큼 김광현의 구위가 좋았고 몸 상태 역시 최상이었다.
KBO 리그 시절 라이벌이었던 밀워키 선발 조쉬 린드블럼 역시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양팀은 7회까지 0의 균형을 깨지 못했다.
세인트루이스가 먼저 앞서갔다. 무사 2루에서 시작한 연장 8회초 승부치기에서 토미 에드먼이 1타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김광현에게 승리 요건이 채워진 순간이었다.
하지만 세인트루이스 불펜은 연장 8회말에서 버티지 못했다. 1사 1,2루에서 라이언 브론이 동점 2루타를 치면서 김광현의 승리 요건이 무산됐다.
밀워키는 계속된 1사 만루에서 케스턴 히우라의 끝내기 희생플라이에 힘입어 2대1 승리를 거뒀다.
김광현은 비록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올시즌 처음으로 7회까지 던졌다. 부상자 명단에서 내려오자마자 압도적인 구위를 자랑하면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김광현은 예전 모습 그대로였다. 1회말 1사 후 강타자 크리스티안 옐리치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라이언 브론을 루킹 삼진으로, 제드 저코를 내야 땅볼로 각각 처리하고 불을 껐다.
김광현은 2회말 선두타자 케스턴 히우라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는 등 삼자범퇴로 이닝을 끝냈다.
인터벌이 짧은 공격적인 투구와 스트라이크존 구석을 찌르는 정교한 제구력이 초반부터 빛났다.
김광현은 3회말 수비 때도 첫 타자 오마르 나르바에스를 루킹 삼진으로 잡아내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2사에서 1번타자 아비세일 가르시아에게 우측 방면 2루타를 허용하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득점권 상황에서 첫 타석 2루타를 쳤던 옐리치와 만났다.
김광현은 물러서지 않았다. 2볼 상황에서 바깥쪽 보더라인에 꽂히는 포심패스트볼 2개로 반격한 김광현은 바깥쪽 낮은 지점을 공략한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삼아 옐리치의 방망이를 헛돌리며 불을 껐다.
김광현은 4회말 볼넷 2개를 허용하며 2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김광현은 두 번째 볼넷 이후 볼 배합을 의논하기 위해 베테랑 포수 야디에르 몰리나를 마운드로 불렀다.
이때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오해한 세인트루이스 트레이너가 급하게 마운드로 뛰어오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몸 상태는 괜찮았다. 김광현은 웃으며 트레이너를 내려보냈다. 이어 루이스 유리아스를 3루 땅볼로 처리하고 실점 위기를 막았다.
김광현은 5회말 수비에서도 첫 타자 나르바에스를 삼진으로 잡아내는 등 또 한번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6회말에는 까다로운 타자 옐리치를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며 첫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이번에는 높게 던진 슬라이더에 옐리치의 방망이가 헛돌았다.
김광현은 2사 후 저코에게 좌측 방면 2루타를 맞고 다시 실점 위기에 놓였다.
히우라를 고의볼넷으로 내보내고 1루를 채운 김광현은 야수의 도움으로 위기를 넘겼다. 올란도 아르시아가 때린 중전안타성 타구를 잘 잡은 2루수 콜튼 웡이 유격수 폴 데종에게 절묘한 토스를 건네 2루에서 1루주자를 처리했다.
6회까지 81개를 던진 김광현은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세 타자를 모두 범타로 처리하고 깔끔하게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양팀의 희비는 연장전 승부치기에서 갈렸다. 나란히 무사 2루에서 이닝을 시작한 가운데 세인트루이스는 8회초 1득점에 그친 반면, 밀워키는 더 높은 집중력을 발휘해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작년까지 국내 무대에서 김광현과 함께 KBO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활약했던 린드블럼은 5이닝동안 볼넷없이 3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린드블럼은 최근 부진으로 인해 불펜으로 밀려났다가 강행군 일정에 맞춰 선발로 복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