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김광현 (사진=연합뉴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김광현은 25일(한국시간) 미국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와 홈경기에서 팀이 3대1로 앞선 5회초 2사에서 상대 간판타자 크리스티안 옐리치와 풀카운트 승부를 벌였다.
김광현이 옐리치를 상대로 8번째 공을 던지기에 앞서 포수 야디에르 몰리나와 한참동안 사인을 주고 받았다. 여러 차례 고개를 가로저었다. 김광현이 직접 결정구를 선택하고 싶어하는듯 보였다. 몰리나는 이를 받아줬다.
김광현의 결정구는 커브였다. 낮은 코스로 들어갔지만 스트라이크존을 살짝 빗나갔다.
옐리치는 걸어나갔고 김광현은 1,2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김광현은 옐리치에게 볼넷을 내준 장면에서 오히려 포수 야디에르 몰리나에게 고마움을 느꼈다고 밝혔다.
김광현은 경기 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옐리치를 상대할 때, 풀카운트에서 커브를 던질 때 조금 힘들었는데 몰리나가 나를 믿어줬다. 믿어줘서 그래도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옐리치를 상대로 좋은 결과를 얻지는 못했지만 신뢰가 쌓인 배터리는 다음 타자 라이언 브론을 외야플라이로 잡아내고 위기를 넘겼다.
김광현은 5이닝 1실점으로 자신의 정규리그 마지막 임무를 마쳤다. 세인트루이스가 4대2로 승리하면서 김광현은 시즌 3승을 챙겼다.
김광현은 메이저리그 데뷔 첫 시즌에 3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1.62를 기록했다.
시즌을 마무리 투수로 시작해 중간에 선발로 역할이 바뀌었지만 KBO 리그와 국제무대에서 쌓은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내셔널리그 신인왕 후보로 오를만한 성적을 남겼다.
김광현은 쉽지 않은 데뷔 시즌 대성공을 포수 몰리나의 공으로 돌렸다.
김광현은 "한국에서도 첫 해부터 박경완이라는 대포수를 만났다. 여기에 와서 몰리나라는 대포수를 만났다. 나에게는 큰 행운"이라며 "좋은 포수라는 것을 확실히 느낄 정도로 메이저리그 경험이 없는 나를 잘 이끌어줬다"고 말했다.
이어 김광현은 "몰리나는 애덤 웨인라이트와 더불어 메이저리그 적응에 큰 도움을 준 선배들"이라고 덧붙였다.
올스타 9회 선정, 골드글러브 9회 수상, 월드시리즈 2회 우승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며 현역 최고의 포수로 손꼽히는 몰리나는 이날 안타 2개를 추가해 통산 2000안타 고지를 밟았다.
김광현은 "한 마디 더 하자면, 몰리나가 오늘 통산 2000안타를 쳤다.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