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에서 바라본 북한 개머리해안에 포문(붉은 원안)이 닫혀 있다.(사진=연합뉴스)
우리나라 공무원이 북한에서 피격돼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북한이 사과 통지문을 보낸 것에 대해 연평도 주민들은 "남북 평화기조를 이어가자는 의지를 확인한 건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해당 사건에 대해 우리나라와 북한이 각기 다른 내용으로 발표한 것에 대해서는 사실 관계를 명확히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25일 오후 청와대가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의 통지문을 공개하자 연평도 주민들은 "우리 국민이 북한군의 총에 맞아 숨졌다는 사실이 안타깝다"면서도 "북한이 직접 미안하다고 사과한 것에 대해서는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천안함 피격사건, 연평도 포격사건 등 남북 대치 상황이 벌어질 때도 별도 사과가 없었던 것과 매우 대조적이라는 것이다.
연평도 주민 A(63)씨는 "무엇보다 숨진 공무원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며 "앞으로 남북이 이 사건을 어떻게 대응하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날 오전 "9‧19 남북 군사합의는 공식 폐기해야 하는 게 마땅하다"고 밝힌 김종인 국민의힘 비생대책위원장과 북측을 규탄한 우리 정부와 여당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박태원(60) 전 연평도 어촌계장은 "북한이 발빠르게 미안한 마음을 전하고 남북간 신뢰와 존중이 무너지지 않게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존중한다"며 "평화 기조를 폐기하자는 야당의 의견이나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고 규탄한 정부와 여당도 과연 적절한 대응이었는지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인천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오는 26~27일 예정됐던 연평도 서해평화기행을 계획대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 행사는 9‧19 남북 군사합의 2주년, 10‧4 남북공동선언 13주년을 맞아 기획된 행다.
서해평화운동본부 박원일 간사는 "애초 이 사건은 실종 지점이 연평도 인근 해상이지 북한에서 벌어진 일인데 일부 언론과 정치인들이 과도하게 연평도와 연결지으려는 모습을 보였다"며 "더 이상 연평도를 남북 대치 상황으로 몰고가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평화기행을 계획대로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사건을 '연평도 공무원 피격사건' 등으로 묘사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앞서 청와대는 이날 오후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가 보내온 통지문을 공개했다. 이 통지문을 통해 김정은 북한 노동당 국무위원장은 "악성 비루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병마 위협으로 신고하는 있는 남녘 동포들에게 도움은커녕 우리 측 수역에서 뜻밖의 불미스런 일이 발생해 문재인 대통령과 동포들에게 커다란 실망감 더해준 것에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21일 해양수산부 산하 서해어업지도관리돈 소속 어업지도선에서 근무하던 A(47)씨가 인천 옹진군 소연평도 남쪽 2.2㎞ 해상에서 실종됐다. A씨는 다음 날 오후 북측의 총격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 군당국과 해양경찰이 시신을 수색하고 있다.{RELNEWS:r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