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동네서점 / 배지영 지음 / 새움 펴냄
주차해놓은 자동차가 둥둥 떠다닐 정도로 폭우가 쏟아진 어느해 여름. 시민들이 자주 찾던 한 서점이 10만권의 책과 함께 물에 잠겼다.
사람들은 서점으로 달려갔고, 하루 100여명이 넘는 자원봉사자가 한 달 넘게 온갖 오폐물이 뒤엉킨 서점을 말끔히 치워 서점문을 다시 열 수 있도록 도와줬다.
1987년 처음 문을 열었고 당시 중고등학생과 시위나온 대학생, 직장인들의 약속의 장소였던 전북 군산의 한길문고(구 녹두서점)얘기다.
이 책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작가회의가 주관하는 '작가와 함께하는 작은서점 지원사업' 덕분에 이 서점에서 상주작가로 있으면서 책읽기와 관련한 다양한 문화사업을 하고 있는 저자의 동네서점 이야기다.
저자는 한길문고는 군산시민들에게 다정한 이웃이자 속 깊은 친구라며 책을 사고파는 곳을 넘어선 사색과 소통의 공간이 됐다고 소개한다.
이 서점은 작가 강연회와 읽고 쓰는 사람들을 위한 고민 상담소, 심야 책방, 디제이가 있는 서점, 마술 공연, 200자 백일장 대회, 에세이 쓰기 모임 등으로 지역 문화활동의 거점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문화살롱 같은 동네서점, 책과 사람 또 책과 문화를 이어주는 서점이 우리동네에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게하는 에세이다.
◇왕진 가방 속의 페미니즘 / 추혜인 지음 / 심플라이프 펴냄
서울 은평구에 있는 국내 최초 여성주의 병원인인 '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의 의사 추혜인 원장의 에세이다.
저자는 건축학도를 꿈꾸다가 성폭력 피해자를 줄이기 위해 증언해줄 의사가 한명이라도 있으면 좋겠다는 말에 진로를 바꿔 의대에 재입학하고 이십대 때부터 자전거 타고 왕진가는 동네 주치의가 된 사람이다.
언젠가 여성주의를 실현할 병언 만들기를 꿈꿨던 저자는 지난 2012년 지인과 지역 주민의 힘을 합쳐 의료협동조합을 만들었고 이 조합(살림의원)의 조합원은 현재 3천2백세대를 넘었다.
저자는 여자로, 의사로, 페미니스트로 살아온 20여년의 경험과 철학, 함께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60여편의 글에 담았다.
저자는 의사가 된 사연부터 페미니스트로 살아오면서 맞닥뜨렸던 의료현장의 문제점, 이웃과 환자들의 왁자지껄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들을 풀어낸다.
◇기도하기를 멈추지 마라 / 리오 개프니 지음·김성웅 옮김 / 생활성서사 펴냄
기도하는 것에도 훈련이 필요함을 내세우며, 그 훈련을 통해 일방적인 말만 하는 기도가 아닌 대화를 통한 기도를 하라고 강조하는 책이다.
저자는 우리가 지금은 자연스럽게 하는 젓가락질이나 자전거 타기, 심지어 말하고 걷는 것조차 처음에는 무던한 연습과 훈련을 했던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차례차례 기도의 방법을 가르쳐 준다.
책은 주간 단위로 구성돼 있어 매주 한 가지 주제에 관한 묵상과 기도를 제시하는데 마치 워크북처럼 기도 방법을 단계별로 친절하고 상세하게 안내한다.
저자는 또 우리가 별 생각없이 바라보는 일상적인 소재들에서도 하느님을 찾을 수 있도록 신앙인으로서의 성찰을 몸소 보여준다.
기도생활을 하지 못하는 이들은 물론 정해진 기도에식상한 이들 또 하느님과 긴밀한 관계를 맺는 한 차원 높은 기도를 하고 싶은 이들에게 영장 성장의 조력자가 될만한 책이다.